목사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 운영자
코로나19로 어려운 이 시국에 의료보험의 창시자 장기려(張起呂) 의학박사를 잠시 소개할까 합니다.
장기려 박사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평안북도 용천 출생(1911-1995)으로 경성의전을 졸업하고 경성의전 외과 조수로 입문, 나고야제국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거지가 구걸하자 자신의 수중에 있던 모든 돈을 다 꺼내주었으며 며칠 후 일본 순사가 그 거지를 잡아서 "이 사람에게 돈을 준 것이 맞습니까? 혹시, 선생님의 돈을 훔치거나 강도 짓을 한 것이 아닙니까?" 묻자, "제가 준 것이 맞습니다"라며 일본 순사가 당황해하였고, 자리에서 거지를 풀어준 것이 장내에 소문이 퍼지면서 "바보의사"로 별명이 붙여졌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시장의 상인들은 바가지를 씌울 때도 어떠한 의심 없이 깎지도 않고 물건을 샀다고 합니다.
조선인에게는 기회가 없었던 대전도립병원의 외과 과장으로 추천을 받아 일을 하였으나, 나라를 빼앗은 일본인과 일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평양연합기독병원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후 평양의과대학, 김일성종합대학 외과 교수를 지내던 중 6·25전쟁으로 월남, 피난민들이 난무한 부산에 복음병원을 세웠습니다.
6·25전쟁 전에는 김일성의 수술로 알려진 덕분에 유명 인사 대우를 받고 모범근로자로도 선정되는 등 여러 차례 상도 받았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기독교를 배척함에도 불구하고, 장기려 박사에게만 교회와 예배를 할 특권이 주어졌다고 합니다.
6·25전쟁 중에는 부상당한 사람들이 장기려 박사가 있는 곳으로 몰렸고 그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치료하고 돌보았으며, 그곳에는 상시 의료용품이 구비되어 있을 정도로 치료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증언할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기적 같은 일에 대하여 사람들이 물어보면 장기려 박사는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부족하게도 넘치지도 않게 채워주십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북에서 장기려 박사의 행방에 대하여 월남이 아니라 납치를 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그 덕분에 북한에 남아있는 아내와 딸, 아들은 화를 면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6.25전쟁 후 북한에 우대를 받았다는 일로 인해 방첩대에 끌려가 문초를 당했으나 미국인 선교사가 신분을 보증하여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상황으로 방첩대에 끌려간 사람들도 있었으나 장기려 박사같이 온전히 나간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장기려 박사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비호(庇護) 했던 이유는 그의 기독교적 올바른 신앙관이었습니다.
단 한 명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그는 어떠한 환경과 난관에도 불구하고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며 주님이 주신 믿음을 가지고 환자를 돌보고 치료했다고 합니다.
그의 기독교적 가치에는 1968년 의료보험 창설에도 나타납니다.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의료 수가가 낮은 이유는 인건비 부분을 제외했다는 것입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가난한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한 명이라도 빠짐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기독교적 사명을 가진 의사는 환자를 두고 경제적 계산을 하지 않는 것이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가난한 나병 환자와 장애인, 불치병에 걸린 사람을 위해 대가 없이 치료하신 것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정부나 과거의 정부가 세계적으로 선진화된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바보의사" 장기려 박사가 창설한 의료보험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허리가 조금만 아파도, 타박상, 초기 감기에도 예약 없이 인근 의원에 가서 언제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국에 우리나라 국민뿐만 아니라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들까지 진료할 수 있게 한 것 역시 장기려 박사의 의료시스템 공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하여 자화자찬(自畵自讚) 할 수 있었던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힘쓰고 있는 지금의 의료인과 더불어 의료시스템의 초석(礎石)을 다진 기독교 신앙인 장기려 박사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적인 예배가 어려운 시기에 정부와 언론에서 부정적인 보도를 통해 기독교인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죄를 대속하신 예수그리스도의 십자 공로로 인하여 우리는 살았고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아 생명을 얻은 그리스도 인의 복음적 가치는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다.
그리스도의 진정한 가치로 말미암아 생명살리기 사역인 베이비박스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가치는 생명살리기 사역이라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고 장기려 박사는 주님의 품에 있지만, 이분의 뜻을 이어받은 제자들과 그의 기독교적 가치에 동참하고 있는 그리스도인은 코로나19로 인해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잃지 않기를 현장에서 교회에서 있는 자리에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오늘 날짜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222명으로 집계가 되었습니다.
사망자 수가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적다는 이유로 자화자찬하는 것은 고인(故人)이 된 분들과 유가족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행동인 것 같습니다.
생명 앞에 정치는 개입되어서는 안됩니다.
생명은 법보다 행정보다 인권보다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잃었다면 우리는 같이 슬퍼하고 그들을 위로해야 됩니다.
죽기까지 자신의 건강을 뒤로하고 한 명의 환자라도 살릴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한 장기려 박사.
돈이 없는 환자에게 뒷 문을 열어 보내주고 병원 원무과 직원에게 수 차례 혼이 났던 장기려 박사.
병원에서 마련해준 병원 옥상 조그마한 방에도 만족해한 장기려 박사.
주변의 칭찬에 난색을 표한 장기려 박사.
주님의 사랑으로 신분 따윈 생각하지 않고 단 한 명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바보의사 장기려 박사
바보의사 장기려 박사를 떠올리며, 그 분의 신앙적 가치관을 통해 자신의 이익이 아닌 모두가 행복해지고 어느 누구 하나 소외 받지 않고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존중받고 보호해주는 나라가 되기를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진심으로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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