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심장질환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생후 6개월 아기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2일(현지시간) 리버풀의 한 아동병원에 입원해 있는 에린 베이츠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태어난 지 6개월밖에 안 된 에린은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감염병과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부모는 온갖 치료 장비를 온몸에 휘감은 상태로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에린의 사진을 최근 공개하기도 했다.
에린은 엄마 엠마(29)와 아빠 웨인(32)이 꼬박 10년 만에 얻은 귀한 아이였다. 이들 부부는 의사로부터 아이를 갖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는 말까지 들었지만, 노력 끝에 자연 임신에 성공했고 에린을 만났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에린의 건강이 좋지 못했다.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난 에린은 지난해 12월 출생 한 달 만에 심각한 수술을 받았고, 1월에는 합병증으로 기관지염과 폐렴을 얻었다.
다행히 에린은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이겨내 건강을 회복했다. 가족은 그런 에린을 ‘기적의 아기’라고 불렀다. 엠마와 웨인은 에린이 곧 퇴원해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또 한 번 위기가 덮쳤다. 에린이 지난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엠마는 에린의 사진을 공개한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딸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또다시 처해 마음이 아프다”며 “딸은 너무 많은 것을 이겨냈다. 이 바이러스로 딸을 잃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웨인은 코로나19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한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병원까지 몰고 왔고, 결국 입원해 있던 에린까지 감염됐다”며 “아직도 이 바이러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과 다름없이 해변에 줄지어 선 사람들의 사진을 봤다”면서 “아직도 외출금지령을 지키지 않는다는 게 소름 끼친다”고 덧붙였다. 엠마도 “사람들이 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 등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4일 오전 9시 기준 8만8000여명, 사망자는 1만1000여명이다. 영국은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와 함께 코로나19 사망자가 1만명이 넘는 5개국 중 하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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