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번 주가 고비라는데… 곳곳에서 무너진 ‘사회적 거리’

Է:2020-04-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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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이용객들이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채 가까이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송경모 기자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 4주차 접어들면서 일상 곳곳에서는 ‘사회적 거리’가 무너진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지는 이번 주를 최대 고비로 보고 있지만, 시민들 사이엔 벌써 ‘이제 고비는 넘겼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13일 오후 신촌의 한 카페에는 한데 모여 담소를 즐기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20평 남짓한 가게에 20명 정도의 손님이 앉아있었는데, 테이블 사이 간격은 30㎝도 채 되지 않았다. 마스크를 쓴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온라인 개강’ 후 처음으로 친구와 만났다는 대학생 A씨(21)씨는 “본인이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다면 알아서 약속을 취소하지 않았겠느냐”며 감염 가능성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카페 측은 지난해 대비 50% 정도 떨어졌던 매출이 지난주부터는 70%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전했다.

서울 광화문 일대의 카페들도 마찬가지였다. 테이블을 두고 마주 앉은 손님 중에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음료를 주문하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이들도 좌석에 앉아선 마스크를 벗었다. 카페에서 만난 김모(37)씨는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도 안되는데, 이제 고비는 지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점심시간에 둘러본 여의도 식당가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문밖에 20명 이상 줄을 선 곳도 여러 곳이었고, 대부분 3~4명씩 무리지어 식당을 찾았다. 종업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손님들은 식당에 들어서며 마스크를 벗었다. 식당을 찾은 B씨(28)는 “아무래도 코로나 발발 초기보다는 덜 경계하게 된다”고 했다.

해가 지면 사회적 거리는 더 무너져 내리는 모양새다. 대학생 정모(25)씨는 전날 오후 10시쯤 같은 학과 친구들과 오랜만에 서울 서대문구 한 주점을 찾았다. 자리에서 일어서려면 뒷테이블에 양해를 구해야 할 정도로 협소한 주점이었지만 빈 자리는 없었다. 정씨는 “코로나19가 의식되긴 했지만 ‘술 좀 마시고 얘기한다고 걸리겠나’ 싶은 생각에 그냥 갔다”고 말했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식당이나 카페, 일반 주점은 영업 중단 권고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업장의 규모나 특성에 따라 사회적 거리를 지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장모(33)씨는 “우리 가게는 공간이 협소해 테이블 간격을 2m 이상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그렇다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막을 수도 없어 매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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