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A씨는 11년 전 금융기관에서 5000만원을 대출받아 당시 연인이었던 B씨에게 땅을 사줬다.
5년 뒤 B씨와 이별한 A씨는 대출금 이자 부담이 커지자 B씨에게 “이자를 대신 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B씨는 땅을 팔아서 수익이 생기면 이자를 주겠다며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앙심을 품은 A씨는 자신이 사들인 땅을 B씨가 명의를 도용해 가져간 것처럼 꾸며 지난해 2월 경찰에 고소했다.
울산지법 형사2단독 유정우 판사는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재판에서 “B씨에 대한 고소 내용은 객관적 사실에 기반하고 있고, 단지 정황을 다소 과장한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수사 중 고소 내용이 허위라고 자백했으므로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B씨와 부동산업체 직원의 일관된 진술은 피고인이 B씨에게 땅을 사줬다는 사실과 부합한다”라면서 “피고인은 B씨와 대질조사 등을 거쳐 검사가 추궁하자 고소 내용이 허위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구형(벌금 100만원)보다 높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무고죄는 국가 형사사법권 행사를 방해하고 피해자의 법정 안정성까지 침해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면서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민사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피해자를 괴롭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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