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와 명칭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미·중 정부 대변인이 트위터에서 격한 설전을 벌였다.
23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중국은 지난 1월 3일 이후 미국에 코로나바이러스 상황과 대응 관련 정보를 제공해왔다…(중략)…그런데 이제 중국이 (정보 제공을) 늦췄다고 비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다음 날 “1월 3일까지 중국 당국은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 샘플을 파괴하라고 명령했으며, 우한 의사들의 입을 막고 온라인에서 대중의 우려를 검열했다”고 반박했다.
화 대변인은 즉각 재반격에 나섰다. 그는 지난 21일 오테이거스 대변인에게 미국이 지난달 2일 중국에서 온 여행객의 입국을 막은 이후 무슨 조처를 했냐면서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코로나19에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이 미국에 공유한 노하우를 이용하면 미국인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진정한 적은 바이러스다. 협력만이 전투에서 승리하는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화 대변인은 지난 22일 오후에도 ‘백악관이 미국 관리들에게 중국의 코로나19 은폐를 비판하라고 요구했다’는 기사를 트위터에 링크하며 “‘자기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掩耳盜鐘·엄이도종)는 이야기를 들어봤냐?”고 반문했다. 엄이도종은 감출 수 없는 사실을 덮으려고 자신을 스스로 속인다는 뜻이다.
이어 화 대변인은 “미국인들은 진실을 알 권리가 없나? 자기를 속이고 중국을 모욕한다고 유행병 대응에 도움이 되냐?”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계속해서 중국의 코로나19 초기 대응에서 잘못을 들춰내고 있다”며 “당시는 정부가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해 종합적 이해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때였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 외교부의 또 다른 대변인인 자오리젠(趙立堅)이 “미군이 코로나19를 우한에 가져왔을 수 있다”고 트위터에서 주장한 이후 미국이 중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도적으로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로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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