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느려지면 이름에 ‘색칠’…숨진 ‘쿠팡맨’, 압박감 있었을 듯”

Է:2020-03-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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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측 “트레이닝 기간이었다…일반 직원의 절반 수준”


새벽 배송 도중 숨진 40대 ‘쿠팡맨’이 업무 스트레스, 물량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쿠팡 측은 신입이었던 고인이 일반 쿠팡맨 업무의 50% 정도만 수행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쿠팡 지부를 산하에 둔 전국공항항만운송본부 김한별 조직부장은 17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물량 압박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며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쿠팡 택배기사 김모(46)씨는 지난 12일 새벽 경기도 안산지역의 한 빌라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김씨의 배송이 장시간 멈춘 상태로 회사 관리시스템에 나타나자 근처에 있던 동료가 사측 지시에 따라 이 빌라로 찾아갔고, 4층과 5층 사이에 쓰러져 있던 김씨를 발견했다. 당시 김씨는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검 결과 김씨의 사인이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러 발병 원인 중에는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도 포함된다. 김 부장은 “물량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업무 스트레스나 그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압박감이 많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장에 따르면 고인은 사망 당시 10개 정도의 물건을 계단을 이용해 배송하던 중이었다. 오래된 빌라였던 터라 엘리베이터가 없었다고 한다. 김 부장은 “10개를 한 번에 옮길 수 없으니까 2~3번에 걸쳐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던 찰나에 숨진 것 같다”고 전했다.

비정규직 쿠팡맨이었던 김씨는 지난달 14일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측은 수습기간이었던 만큼 일반 쿠팡맨이 담당하는 물량의 절반 정도만 김씨에게 할당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부장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야간에 일하는 분들은 ‘2회전’을 한다고 한다”며 “(김씨는) 1회전 물량 때 70가구 정도를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새벽 3시까지 시간제한이 걸려있다 보니 압박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관리자가 15분 간격별로 확인할 수 있다. 배송이 느려진다거나 하면 자기 이름에 색칠이 된다고 하더라”라며 “눈으로 볼 수 있는 압박감들이 많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이라고 하는 불안한 고용환경에서 물량 압박이 있다 보면 살아남기 위해 소화해내야 하지 않느냐. 그 안에서 또 경쟁을 해야 하니 중압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회사가 일의 배치, (쿠팡맨이 느끼는) 압박감 등을 방치하고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왔다고 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사측에 충분히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재택근무 증가로 택배 물량이 늘어났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조합원들 통해서 정말 힘들다, 너무 많아졌다는 이야기가 계속 들린다”면서 “다만 지역별 편차는 있다. 예를 들어 대구·경북은 많이 증가한 지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쿠팡 측은 “입사 초기 3개월은 트레이닝 기간이기 때문에 고인은 일반 쿠팡맨 업무의 50% 정도를 소화했다”며 “현재 유족의 뜻을 존중해 (경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유족을 위로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택배 주문 물량 증가 여부와 관련해서는 “늘어난 물량 때문에 쿠팡 플렉스(일반인이 배송 일을 신청해 자신의 차량으로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3배 정도 증원하는 방법으로 해결 중”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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