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유럽이 중국을 대신해 중심에 섰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발 미국 입국 일시 중단 조치에 대한 옹호를 한 셈이다.
CNN에 따르면 로버트 레드필드 CDC 소장은 12일(현지시간)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 코로나19 대응 청문회에서 “전세계에서 70% 이상의 신규 감염 사례가 유럽과 관련이 있다”며 “그게 트럼프 대통령이 (여행 중단) 조치를 취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내 감염과 관련해서도 “(최소) 30개 주가 유럽 감염 사례와 관련이 있다”면서 유럽을 “새로운 중국”이라고 규정했다.
함께 청문회에 나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미국 내 유럽 관련 신규 감염자 중) 대부분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에서 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연설을 통해 유럽 국가(영국 제외)로부터의 미국 여행 입국을 30일 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일방적이며, 아무런 상의도 거치지 않고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독일 등 유럽 여러 국가들도 동맹국과 사전 조율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백악관 회동에서 “우린 빨리 움직여야 했다”며 “그들도 우리에게 부과하는 세금을 인상할 때 상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유럽 정상들과) 각각 통화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며 “(여행 중단 조치 발표 전) 일부와는 대화를 나눴다”고 강조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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