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클래식 전멸… 코로나19 공포에 뚝 끊긴 내한 공연들

Է:2020-03-05 17:51
:2020-03-0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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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 빈체로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공연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오래 전부터 기획·준비됐던 해외 단체들의 내한공연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주최 측으로서는 여러모로 피해가 있지만 국가적 재난 사태인 만큼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6일 보스턴 심포니의 첫 내한 공연이 무산된 것을 시작으로, 3월 공연은 거의 전멸했다. 비엔나 바로크 오케스트라(4일·예술의전당), 로시니 오페라 콘체르탄테 ‘세비야의 이발사’(8일·롯데콘서트홀), 엘리소 비르살라제 피아노 리사이틀(19일·금호아트홀),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14~15일·아트센터 인천), 루체른 스트링 페스티벌(17일·롯데콘서트홀) 등이 전부 취소됐다.

10일부터 서울과 대전 광주 춘천에서 투어 공연을 계획했던 홍콩 필하모닉도 일정 취소를 결정했다. 홍콩 필하모닉의 예술감독인 얍 판 츠베덴은 “이번 투어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단원과 스태프, 관객들의 건강이 우선이기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공연 주최사 프레스토아트는 “연내 홍콩필 내한공연을 다시 진행할 수 있도록 향후 투어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프레스토아트 제공

해외 아티스트가 내한하는 클래식 공연 가운데 계획 변동 없이 3월에 진행되는 건 오는 22일 예술의전당 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의 피아노 리사이틀 ‘격정과 환희’ 정도가 유일하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만약 변경사항이 생기면 추후 업데이트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5월 공연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LG아트센터의 경우 4월 블루맨그룹 월드투어(14일~5월 10일)와 5월 22~23일 예정된 크리스탈 파이트 안무가의 ‘검찰관’을 예정대로 올린다. 반면 4월 7~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예정 중인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와 무지카 에테르나의 내한 공연은 개최 여부를 논의 중이다.

무지카 에테르나의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 소니클래시컬 제공

보스턴 심포니와 테오도르 쿠렌치스&무지카 에테르나 내한 공연을 추진한 공연기획사 빈체로 측은 “해외 오케스트라는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에 오는 경우가 많아 다른 나라 기획사들과도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면서 “보스턴 심포니의 경우 홍콩과 중국 공연장이 문을 닫아 아시아 투어를 아예 취소하는 바람에 영향을 받았던 것인데 쿠렌치스는 더 두고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이미 취소가 결정된 사례도 적지 않다. 롯데콘서트홀에서 4월 23일 열릴 예정이었던 스콧 브라더스 듀오의 오르간 공연과 5월 10~11일 예정됐던 영국 체임버 오케스트라 로열 노던 신포니아의 내한 공연은 취소 관련 최종 조율만 남겨둔 상태다.

에이프만 발레단. LG아트센터 제공

LG아트센터가 준비했던 기획공연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13~15일)과 ‘안나 카레니나’(16~17일)도 일찌감치 취소됐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5월 공연이긴 하지만 발레단 측에서 우려를 표해 취소 결정을 내렸다”며 “추후 개최를 위해 내부적으로 다른 날짜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에이프만 발레단 측은 러시아 정부의 한국 여행 자제 권고에 따라 한국 투어를 진행할 경우 2주간 격리 조치가 내려져 향후 투어 일정에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6월 이후 예정된 공연들은 아직 차질 없이 준비 중이다.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9일), 캐나다 서커스팀 세븐 핑거스의 ‘여행자’(17~20일), 영국 아카펠라 그룹 스윙글즈(21일), 영국 안무가 아크람 칸 ‘제노스’(25~27일)의 공연들은 LG아트센터에서 예정대로 진행된다. 오는 11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빈 필하모닉 공연도 문제없이 준비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공연 취소에 따른 대관료와 항공료 숙박료 등의 비용은 주최 측 부담이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경우 상황이 상황인 만큼 얼마간의 금전적 피해는 감수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노승림 음악 칼럼니스트 겸 숙명여대 겸임교수는 “공연장 안에서도 확진자가 나온 판국에 공연은 열리지 않는 게 맞다”며 “경제는 다시 살릴 수 있지만 사람은 그럴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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