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이만희 교주가 차고 나온 ‘박근혜시계’는 진짜일까

Է:2020-03-0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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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당시 청와대 관계자들 “박근혜시계는 은색 메탈 뿐”

신천지증거장막(신천지) 교주 이만희(89)씨는 2일 경기도 가평의 별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명과 청와대 봉황 마크가 새겨진 금장 시계를 차고 나왔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재직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100% 가품”이라고 말했다.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 1부속실 등에 근무했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근혜정부에서는 임기 내내 은으로 된 메탈시계(은장시계)만을 기념품으로 제작했다. 개당 3만원이 안 되는 가격이 책정된 시계는 날짜 표시 기능이 없었다.

당시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이건용 미래통합당 조직국 팀장은 3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박근혜정부에선 기념품 시계를 도금하지 않았다”면서 “교주 이씨가 차고 나온 금장은 100% 가짜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계를 납품했던 제이에스티나 관계자도 “청와대에 금장시계를 납품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팀장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별도로 기념품을 만드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참모들이 ‘청와대 행사에 초청받는 인사들이 가장 원하는 기념품이 시계’라고 조언해 남성용과 여성용 은장시계를 각각 만들었다. 날짜 표시 기능 등도 추가하지 않았다.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제작한 남녀용 은장시계 세트. 연합뉴스

교주 이씨가 지난 2일 경기도 가평 별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할 때 착용한 금장 '박근혜시계'의 모습. 시계줄의 패턴뿐 아니라 9시 방향에 날짜표시기능이 있는 것이 청와대와 제공한 것과 다르다. 가평=윤성호 기자

이렇게 만들어진 ‘은장 박근혜시계’는 총무비서관실에서 관리했다고 한다. 각 비서관실에서 행사 준비 등을 위해 보고서에 필요한 시계 수량을 보고해 결재를 득하면 총무비서관실에서 분배했다.

익명을 요구한 당시 부속실 행정관은 “청와대 행사에 왔다고 해서 (시계를) 다 주는 것도 아니었다”면서 “호국보훈대상자 등 중요한 분들에게만 줬기 때문에 받지 못한 청와대 직원들도 있어 불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귀했던 ‘박근혜시계’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에 배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지역구 등에 ‘선물용’으로 활용하라는 차원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박근혜시계’ 모조품도 많이 나돌았다. 모조품 관련 사건은 경찰관 출신인 치안비서관이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관계자는 “치안비서관이 ‘모조품으로 인한 사건이 접수돼 처리하겠다’는 보고서를 보내면 그대로 처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는 금장 박근혜시계에 대한 의혹도 나오고 있다. 2013년 추석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의원들을 초청했는데, 이곳에서 금장 시계를 나눠줬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금장 시계 사진은 중고나라에서 떠돌던 사진으로 추정된다”면서 “당시 행사에서도 은장 시계를 나눠줬다”고 반박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시계로 인해 신천지와 당시 새누리당과의 커넥션이 불거지는 것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 팀장은 “신천지라는 종교가 있는지 코로나19 사태로 처음 알았다”면서 “미래통합당은 교주 이씨를 고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황윤태 김이현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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