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최전선 병원 마스크 보호복 부족현상 대책 요구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 있는 병원들에 마스크와 보호복 공급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보건의료노조(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나순자)에 따르면 병원 현장 상황을 파악해본 결과 병원 대부분에서 마스크와 보호복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직원들에게만 하루 1개로 제한하고 병원 내원객들에게는 아예 지급을 중단한 병원이 있는가 하면, 이미 확보돼있는 마스크가 소진됨에 따라 마스크를 1주일 동안 쓰라는 병원도 있고,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환자대면 부서에만 하루 1개씩 지급하고 나머지 부서에는 천 마스크로 대체하는 병원도 있다는 것이다. 눈치 보면서 보건소나 지자체에 부탁하고 사정해 보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보호복 부족도 심각하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인데도 보호복 보유분이 이틀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곳도 있고, 보호복이 채 100벌도 남아 있지 않아 2~3일 안에 고갈될 우려가 큰 병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은 코로나19와 전쟁을 벌이는 최전선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의 감염은 병원내 감염으로 이어지고, 의료진 감염으로 의료공백 사태를 야기해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치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가 마스크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마스크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한 것은 적절한 조치지만 마스크 생산량과 판매량을 조정하고 유통망을 개선하는 일반적인 수급안정대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우선으로 마스크를 어디에 얼마를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병원에 정상적인 마스크 공급 없이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 이길 수가 없는만큼 병원에 마스크 공급의 최우선 대상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노조는 정부와 지자체가 최우선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의 최전선에 있는 병원에 마스크 공급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공급시스템을 갖출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정부와 지자체가 의료진과 일반 직원뿐만 아니라 외주, 위탁 등 비정규직 직원들, 병원을 찾는 환자 및 보호자에게까지 마스크가 정상적으로 지급되도록 별도의 마스크 수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보호복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전담병원은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고 치료하는 병원이 아니라 코로나19 감염을 확산하고 악화시키는 결과를 빚게 된다”며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전담병원이 아니라 코로나19를 확산하는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코로나19 전담병원만 지정할 것이 아니라 전담병원이 전담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보호복을 충분하게 공급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6일 의료기관 마스크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스크 판매처·기관을 지정하면서 의료기관에서 구입 가능한 마스크 범주에 수술용 마스크만 포함하고 보건용 마스크는 제외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검체채취 등에 많이 사용하는 보건용 마스크를 포함하지 않을 경우 보건용 마스크 수급난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것이다.



노조는 병원만이 아니라 혈액원에도 마스크 지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약처가 마스크 판매처·기관에 의료기관은 포함하면서 혈액원은 제외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혈액부족 문제 해결과 안전한 혈액수급 관리를 위해 혈액원은 감염으로부터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는 곳인만큼 식약처는 혈액원을 마스크 판매처·기관에 포함하여 혈액원에 마스크가 원활하게 지급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 측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병원에서 마스크와 보호복 부족과 수급 불안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현장 실태를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현실에 맞는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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