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방역 계엄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일반 기업의 재택 근무와 부분적으로 이뤄지는 휴교 조치를 확대하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된 ‘코로나19 극복 긴급제언’ 간담회에서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는 대구에서 지역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가 나온 지난 18일에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올려야 한다고 했는데 정부는 23일에야 이를 격상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안 대표는 “정치 집회나 종교 집회를 중단하고 회사는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학교는 휴교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가 가능한 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담화 발표, 전문가 중심의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 운영 등을 제안했다. 안 대표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다. 복지 전문가”라며 “저는 교체까지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간담회에서 “중국은 공산당의 명령으로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면서 사태를 진정시켰지만 이 방법은 인권이 철저하게 유린되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전 전 본부장은 “정부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성숙한 시민 의식을 믿고 현명하게 요청을 해야 하고,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는 식으로 소셜 디스턴스(Social Distance)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선 최근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더욱이 안철수계로 꼽혔던 인사들이 속속 미래통합당으로 이탈하면서 4·15 총선 완주가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통합당과 국민의당 간 선거 연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지만 안 대표는 선을 긋고 있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안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더 이상 (안 대표 측에서) 연락이 안 올 것 같다”고 답변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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