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록펠러 플라자 주변은 한 보이그룹의 컴백 무대를 보기 위한 인파로 북적였다. 무대의 주인공은 방탄소년단(BTS). 사회자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밴드 중 하나인 BTS가 여기에 있다”고 소개했고, BTS 팬클럽 ‘아미’ 회원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팬들 중 일부는 BTS 보려고 노숙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대는 미국 NBC 생방송 토크쇼 ‘투데이 쇼’였다. BTS는 이 방송에서 이날 발표한 새 음반이자 정규 4집인 ‘맵 오브 더 솔:7(MAP OF THE SOUL:7)’을 소개했다. 진행자가 인기 비결을 묻자 리더인 RM은 “우리의 음악이 언어 국적 인종을 초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BTS의 신보는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앨범은 세계 91개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 BTS 음반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타이틀곡 ‘온(ON)’은 미국을 비롯해 83개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멜론 지니뮤직 벅스뮤직 등 국내 주요 음원차트 정상도 휩쓸었다. 음반 판매량도 전작의 기록을 뛰어넘고 있다. 앨범은 발매 당일인 21일에만 265만장이 팔렸다. 전작을 통해 세웠던 발매 첫 주 최다 판매량 기록(213만장)을 2시간 만에 깨버린 것이다.
신보는 20개 트랙으로 구성됐다. 음반 제목으로 ‘영혼의 지도(MAP OF THE SOUL)’라는 타이틀을 내건 데서 짐작할 수 있듯 앨범에는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담겨 있다. 타이틀곡 ‘온’은 강렬한 비트가 인상적인 노래로 BTS는 이 곡에서 자신들의 상황을 “제 발로 들어온 아름다운 감옥”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브링 더 페인(Bring the pain)”이라는 노랫말을 통해 고통까지도 떠안겠다고, 고통마저도 “모두 내 피와 살이 되겠지”라고 노래한다.
BTS는 미국 레코딩아카데미 인터뷰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은 ‘장르가 BTS’인 음악”이라고 말했다. 레코딩아카데미는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어워즈를 주최하는 곳이다. 슈가는 “더 많은 재능 있는 한국 아티스트가 세계에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한국처럼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재능 있는 사람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인터뷰에서는 영화 ‘기생충’이 최근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것과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RM은 “기생충은 정말 좋은 영화이며 나 역시 극장에서 봤다”며 “(‘기생충’이 오스카를 수상하자) 우리가 그래미를 받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BTS가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와 가진 인터뷰도 공개됐다. 지민은 “우리가 걸어온 길을 한 번 더 되돌아볼 기회가 된 것 같아서 이번 앨범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했고, 정국은 “우리의 진정성과 진심 어린 메시지가 담긴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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