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보를 외부에 알리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자 일부가 자취를 감추자 중국 당국이 나서서 정보 유출을 통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판 안네의 일기’로 불리던 연재 글도 돌연 사라져 의심이 짙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일가족의 상황을 전하던 이른 바 ‘우한 일기’가 최근 큰 관심을 모았다. 대만 자유시보는 “2002~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들리지 않았던 생생한 목소리가 인터넷에 울려 퍼지고 있다”고 지난 9일 보도했다.
‘우한 일기’는 지난달 19일부터 중국 SNS 더우반에 올라왔다. 자신을 우한에 거주하는 33세 여성이라고 소개한 필명 ‘샤오항(小杭)’은 이날 “긴장된다. 엄마가 열이 많이 나는데 무섭다”고 적는 것을 시작으로 연재를 시작했다.
샤오항에 따르면 샤오항 자신과 그의 부모님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글이 올라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샤오항의 엄마는 숨을 거뒀다. 그는 “병원에 환자가 많다. 바이러스를 들이마시는 것 같다”고 적었다.
그에 따르면 아빠도 뒤이어 사망했다. 지난 8일 그는 “아빠, 먼저 가서 엄마 찾으세요. 그리고 저를 기다려 주세요. 우리 함께 집으로 돌아와요”라고 썼다. 그러면서 “나도 감염이 됐다고 한다”며 “다른 사람의 손도 잡을 수 없는 이 병은 너무 끔찍하다”고 전했다.
샤오항의 계정은 지난 10일 돌연 삭제됐다. 네티즌은 그동안 보관해온 샤오항의 일기를 퍼다 나르며 중국 당국이 일기를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매체들은 웨이보나 위챗에 게시된 코로나19 관련 글들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연달아 삭제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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