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됐지만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개별공간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필요는 없다는 전문가 집단의 권고가 나왔다. 다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써야하는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대한의사협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사항을 참고해 지역사회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개인이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와 사용법 등을 담은 권고사항을 12일 제시했다. 권고사항에 따르면 보건용 마스크(KF80 이상) 착용이 필요한 경우는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감염 의심자를 돌볼 때, 의료기관 방문자 등이다.
일례로 감염·전파 위험이 높은 대중교통 운전기사, 판매원, 역무원, 우체국 집배원, 택배기사, 대형건물 관리원, 고객을 직접 응대해야 하는 직업종사자 등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 기침·재채기·가래·콧물·목 아픔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개별공간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 않다고 의협은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도 마스크를 써야하는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버스나 지하철 등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지 가장 궁금해 하는데,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이런 대중교통 수단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지만, 문화적 차이로 일률적으로 우리나라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일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지역사회에 코로나19 확진자는 없는 상황에서 집에 있다가 잠시 장을 보러 슈퍼마켓에 가면서까지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박 대변인은 “코로나19 환자의 이동 동선에서 동일 시간과 동일 장소에 있었던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환자가 다녀간 지 2~3일이 지나서 방역 소독이 끝났다면, 그런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협은 마스크 착용 시의 유의점도 설명했다. 마스크를 사용할 때는 착용 전에 손을 비누와 물로 씻거나 알코올 손 소독제로 닦고, 착용할 때는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마스크를 사용하는 동안에는 마스크를 만지지 말아야 하고, 마스크를 만졌다면 손을 비누와 물로 씻거나 알코올 손 소독제로 닦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마스크에는 보건용 마스크와 일반 공산품 마스크 등이 있다. 보건용 마스크 제품에는 ‘KF80’ ‘KF94’ ‘KF99’가 적혀있는데,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를, 숫자는 입자차단 성능을 의미한다. 보건용 마스크의 종류가 다양한 탓에 어떤 마스크를 써야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박 대변인은 “어떤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데, KF80 이상을 권유하지만 구할 수 없을 때는 일반 마스크라도 방한용으로 쓰는 게 안 쓰는 것보다는 낫다는 게 일반적 지침이자 권고”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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