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찬 영화” 봉준호가 본 ‘기생충’ 성공요인

Է:2020-02-10 17:38
:2020-02-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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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오른쪽) 감독과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가 미국 LA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원래 좀 이상한 사람이에요.”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오스카)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봉준호 감독은 10일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평소 하던 대로 했던 것뿐”이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좋은 결과가 나와 얼떨떨하다”며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꿈에서 깰 것만 같다”며 감격하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 이후 봉 감독은 양손 가득 트로피를 들고 돌비극장 인터뷰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등장하자 취재진 사이에서 환호가 터져나왔다. 봉 감독은 옅은 미소와 함께 한 손을 들어 보이며 화답했다. 곧이어 침착한 표정으로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섰다.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와 한진원 공동작가도 함께였다.

봉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기생충’은 올해로 92회를 맞은 오스카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 등 4관왕에 올랐다. 한국 영화로서도 최초고, 오스카에서도 전례 없던 일이다. 그간 비영어권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한 적은 없었다.

취재진은 기생충의 이같은 성공 요인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봉 감독은 “전 작품인 ‘옥자’는 한미 합작 프로덕션이었는데 그 영화보다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찬 기생충이 여러 나라에서 반응을 얻었다”며 “주변에 있는 것을 들여다봤을 때 오히려 가장 넓게 전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트로피로 머리를 치는 시늉을 한 뒤 “이렇게 하면 꿈에서 깰 것만 같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어렸을 때부터 아카데미상을 꿈꿨느냐’는 질문에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만든) 영화 ‘디파티드’를 처음 봤을 때 황홀했던 기억이 난다. 그분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초현실적이고 영광이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봉 감독은 자막이 있는 외국어 영화가 상을 휩쓴 것에 대해 “1인치 장벽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지만 때늦은 소감이 아니었나 싶다”면서 “이미 장벽은 무너지고 있는 상태였고, 유튜브 스트리밍이나 인스타그램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이미 모두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소감을 통해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며 외국어 영화가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미국 영화계의 현실을 꼬집었다.

봉 감독은 이어 “이제는 외국어 영화가 이런 상을 받는 게 사건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 같다.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차기작 계획도 털어놨다. 봉 감독은 “계획이 있다”는 기생충 속 명대사를 언급한 뒤 “20년 동안 계속 일해왔다. 오스카와 칸영화제에서 상을 받기 전에 계속 준비하던 게 있다”면서 “그걸 계속 준비하고 있다. 이 상으로 인해 뭘 바꾸거나 모멘텀이 돼 바뀌고 하는 것은 없다. 각각 한국어와 영어로 된 시나리오 2개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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