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가 바이러스를 타인에게 옮기고, 이를 통해 감염된 사람이 제3자를 전염시키는 ‘3차 감염’이 일본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60대 남성 버스운전사와 함께 다니며 여행객을 안내한 일본인 여성이 감염된 것이다.
1일 NHK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전날 신종 코로나 감염을 확진 받은 일본 지바(千葉)현 거주 20대 여성이 중국 우한(武漢)시에서 온 여행객을 태운 뒤 감염된 버스운전사로부터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일본 언론의 보도와 후생노동성의 발표를 종합하면 중국인 여행 안내원인 이 여성은 지난달 17~22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온 중국인 단체 여행객을 안내했다.
이 여성이 안내한 여행객들이 탑승했던 버스의 운전사는 지난달 28일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 받은 인물이다. 이 운전사 역시 앞서 중국 우한시에서 온 여행객 두 팀을 태우고 장시간 버스를 운전했는데,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후생노동성은 여성 안내원이 다롄 여행객을 안내하는 5일 동안 이 운전사가 모는 버스에 탑승했고, 운전사와 함께 식사하는 등 ‘밀접 접촉’을 했다고 밝혔다. 또 다롄에는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적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 여성이 운전사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며 3차 감염 의심자까지 나온 가운데,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대응책을 강화했다. 일본 정부는 1시 0시부터 2주 이내에 중국 후베이(湖北)성에 체류한 이력이 있거나 후베이성이 발급한 여권을 소지한 외국인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아사히(朝日)신문은 “법무성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특정 지역을 지정해 입국 거부 조치를 단행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의 강도 높은 조치를 두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비상사태를 선언하자 이를 근거로 조치를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애초 신종 코로나 감염증을 이달 7일부터 ‘지정 감염증’으로 지정하는 등 열흘의 예고 기간을 거칠 계획이었으나 국회에서 ‘대응이 너무 늦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1일부터 지정 감염증으로 적용하도록 일정을 앞당겼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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