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장들이 자리를 비우고 해외로 떠나 비난을 사고 있다. 중국 우한 교민을 수용할 거처를 두고 지역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중재할 시민의 대표가 자릴 비워 주민들의 우려와 불신만 더 커지고 있다.
30일 충남 시·군의회에 따르면 충남 기초단체 의장들로 구성된 ‘충남시군의회 의장협의회’는 28일 동유럽 3개국으로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한 국외 연수를 떠났다. 이번 연수는 협의회에 소속된 15개 시·군 의장 중 천안시와 금산군 의장을 뺀 나머지 13명이 참여했으며 7박 9일간 오스트리아와 체코, 헝가리를 둘러볼 계획이다.
이들은 중국 우한 교민 700여명을 임시 수용할 곳이 충남 아산으로 결정돼 지역사회가 한바탕 홍역을 치르는 동안 주민 곁을 떠나 이역만리에 있었다. 아산 시민 전평식(65)씨는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주민들은 싸우고 있는 이 시국에 해외로 놀러 간 것 아니냐”며 “시의원들이 마이크라도 잡고 나서서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박민우 아산시민연대 대표는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로 지역 주민이 불안에 떠는데 의회 지도자들이 외유성 연수를 떠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우한 교민들을 아산에 격리키로 하면서 여론도 엇갈리는데 아산시의장이 국외연수에 함께한 것은 더욱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원도 원주시장도 프랑스 만화축제 참석을 위해 해외 출장을 떠나 비판을 받고 있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프랑스 앙굴렘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국제만화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28일 출국했다. 원 시장과 담당 직원 6명은 6박 7일 일정으로 프랑스 앙굴렘시 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연수 소요비용은 3400만원으로 1인당 약 485만원 정도다.
그러나 지역 사회에선 단체장이 주민 안전은 뒷전으로 한 채 해외여행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전병선 원주시의원은 “지역 방역대책을 책임지는 시장이 불안에 떠는 주민들을 내버려 둔 채 해외 출장을 떠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 시장은 “원주를 국제무대에 소개하고 창의도시의 빠른 정착과 그림책 산업화를 위한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데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해 참석하게 됐다”며 “출국 당일 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방역대책본부를 구성, 사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프랑스 현지에서 담당 부서와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같은 축제에 초대를 받은 장덕천 경기 부천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대책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출장을 전격 취소해 이 시장이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 김철우 보성군수와 정종순 장흥군수도 29일부터 10박 12일 일정으로 청정연안 보존개발 벤치마킹을 위해 포르투갈, 스페인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방역을 위해 전격 취소했다.
안병용 경기도 의정부시장도 지난 26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일정으로 ‘의정부 국제 테니스장’ 조성사업 벤치마킹을 위해 호주로 국외연수를 떠나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부부동반으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광성 여행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는다. 일정은 빅토리안 아트센터와 성패트릭 성당, 멜버린의 크리켓 구장과 축구, 풋볼 등 스포츠 경기장 견학을 비롯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를 관람하는 일정이 포함돼 있다.
안 시장은 “부인의 경비는 전액 사비로 냈다. 의정부 국제 테니스장 조성사업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한 것으로 관광 일정은 거의 없다”면서 “연수를 떠나기 전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안이 심각하지 않아 수개월 전 계획된 일정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주·의정부·아산=서승진 박재구 전희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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