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출마 의지를 강조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당 외피가 아닌 홍준표라는 이름 브랜드 가치로 선거에 임할 것”이라며 “여론조사하면 제가 1등일 것인데 1등을 컷오프하고 공천심사를 하겠다는 거겠냐”고 공천 문제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선언한 홍 전 대표는 전날 함안 방문에 이어 21일 창녕군청 프레스센터를 찾아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홍 전 대표는 “자유를 부르짖는 당이 지역구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억압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공천 문제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공천 절차가 정당하다면 승복하겠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절차가 정당하다면 저를 공천에서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출마 의지를 강조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는 당 차원에서 제가 할 역할이 없다”며 “일반 당원의 한 사람으로 제 선거만 열심히 하는 게 당을 위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당 중진으로서 큰 정치를 위해 험지에 나가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제왕의 고향’이란 뜻의 ‘풍패지향(豐沛之鄕)’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반박했다. “이 지역은 큰 정치인을 배출하면 안 되고 아무나 의원을 해도 되는 지역이냐”며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깎아내리며 ‘나는 조무래기에 불과하다’고 자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은 조무래기에게 맡기고 큰 정치인은 딴 곳으로 가라는 것인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우습다”며 “창녕 출신 중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선후보까지 했는데 경남 출신 중 그런 ‘대선후보 깜’이 여야 양쪽에 다 있으면 지역민들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무소속 출마 여부에 대해 그는 “25년 동안 이 당을 벗어난 적이 없으며 그런 말을 꺼낸 것도 없다”며 “여론 조사하면 제가 1등일 것인데 1등을 컷오프하고 공천심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일부 친박이 농단하는 말을 들으면 어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전 대표는 창녕 상설시장과 밀양 아리랑시장을 방문한 뒤 밀양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20일 함안군청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홍 전 대표는 “그동안 서울 송파, 동대문 등 타향에서 4선 의원을 하고 마지막을 고향에서 하겠다는데 출마를 두고 말들이 많다”며 “지역구 의원 중 자기 고향이 아닌 곳에 출마하는 사람이 어딨냐. 이는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사천(私薦)이 아닌 공정한 절차를 통해 공천하면 결과에 승복하겠다”며 “당 대표를 했다고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심사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홍 전 대표는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PK(부산·울산·경남)가 840만명이 거주하는 핵심적인 전략 지역인데 중앙당에서 간과하는 것 같다”며 “부·울·경 표심이 정권 향방을 결정하는데 이곳에 중심이 되는 사람이 없어 그 토대를 만들기 위해 경남으로 돌아왔다”고 차기 대권 출마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2월쯤 밀양이나 창녕 등 선거구가 있는 지역으로 이사할 예정”이라고 추후 계획을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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