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표적 사살로 미-이란 의 갈등이 나날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대비해 중동으로 전략 폭격기 투입, 상륙전부대 파견 등을 준비하고 있다. 솔레이마니의 후임자는 이란 국영방송에 출연해 미국을 중동 지역에서 뿌리 뽑겠다며 복수를 약속했다.
미국 CNN방송은 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B-52 폭격기 6대를 인도양 내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국자는 폭격기가 대(對) 이란 작전수행에 투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도 트위터에 미 공군의 B-52 폭격기가 미국 박스데일 공군기지에서 디에고가르시아로 향했다고 전했다.
B-52 폭격기는 지난해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됐을 때 카타르에 배치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란의 미사일 사정 범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디에고가르시아 기지를 파견지로 택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미군은 상륙전부대도 중동에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바탄 상륙준비단(ARG)에 중동 내 미군 작전을 지원할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보도했다. 약 4500명의 해군 및 해병대원이 소속된 바탄 상륙준비단은 수륙양용 공격함인 USS 바탄을 주축으로 상륙수송선거함(LPD) USS뉴욕, 상륙선거함(LSD) 오크힐함으로 구성됐다.
앞서 미군은 이미 중동 지역에 핵심 군 병력을 배치했다. 82공수사단 소속 병력 3500명을 추가로 보내기로 했으며, 지난 5일에는 최정예부대인 미 육군 제75 레인저 등 특수전 부대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
이스마일 가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신임 사령관은 전임자 솔레이마니의 복수를 약속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가니 준장이 이란 국영방송에 출연해 “이란은 미국을 (중동) 지역에서 뿌리 뽑고 솔레이마니가 해온 일을 계속함으로써 미국에 복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가니 사령관은 ‘복수를 약속하라’는 요청에 “신이야말로 주요 복수자”라며 “솔레이마니의 복수는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가니 사령관이 ‘지역’을 거론한 것은 중동 내 반미 정서를 부추기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미국의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 표적 사살은 최근 중동 내의 반미여론을 야기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이란 전역에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지만,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국민들이 단결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도 반미 시위와 미군 축출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미군이 이라크 영토에서 작전을 수행하면서도 이라크 정부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군사 작전을 감행하자 반발이 거셌다. 이라크 의회는 지난 5일 긴급회의를 열고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 결의안을 채택해 정부에 통보했고, 이라크 총리도 미군의 철수를 촉구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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