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를 표적사살로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 인근에 이틀 연속 보복성 로켓포가 떨어졌다.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미군기지 공격으로 미국인 3명이 사망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 발생한 공격은 각각 별개 사안이지만, 한때 세계 경찰국가를 자임해온 미국의 세계전략 곳곳에 누수가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은 5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그린존 내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로켓포 3발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시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뒤 이틀 연속 이뤄진 포격이다.
스카이 아라비아 뉴스는 미 대사관 맞은 편의 민간인 주택에 로켓포 1발이 맞아 이라크인 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사망자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박격포 공격을 받은 그린존 일대에서는 이날 저녁 내내 공습 경보가 울린 것으로 전해졌다.
포격 배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친이란 세력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산하 카타이브-헤즈볼라는 전날 “5일 오후 5시까지 이라크 군경은 미군 주둔 기지에서 1000m 이상 떨어져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라”라며 미군 기지와 관련 시설에 대한 공격을 예고한 바 있다.
전날에도 미군이 주둔하는 바그다드 북부 알발라드 공군기지에 카루사 로켓 2발, 그린존에 박격포 2발이 떨어졌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박격포가 낙하한 지점은 미 대사관에서 약 1㎞ 거리였다.
한편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미국의 대테러부대가 사용하는 케냐 만다베이의 심바 공군기지가 공격을 받았다.
미 아프리카사령부는 이날 소말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샤바브가 미군과 케냐군이 공동으로 쓰는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이번 공격으로 미군 1명과 도급업자 2명 등 미국인 3명이 사망했고 미 국방부에서 일하던 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케냐군은 공격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알샤바브 대원 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알샤바브는 기지 시설 내부로 진입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 기지에 주둔하는 미군은 150명이 안 되며 동아프리카군에 훈련과 대테러 지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목격자 및 현지 경찰을 인용, 항공기 2대와 헬기 2대, 군용차량 여러 대가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반면 알샤바브는 성명에서 항공기와 군용차량을 각각 7대, 3대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알샤바브는 지난달 미군 공습으로 조직원들이 숨지자 보복 공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알샤바브는 지난달 28일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최소 100명을 사망하게 했다. 이에 미군은 3차례 공습으로 알샤바브 무장대원 4명을 사살했다.
로이터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에 또 하나의 공격이 야기됐다”고 전했다. 향후 중동·아프리카 전역에서 미국을 상대로 산발적인 공격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