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구 CJ헬로) 협력업체 소속으로 일하던 40대 인터넷 기사가 업무 중 숨졌다. 회사는 30분 간격으로 업무를 배정했고, 이 기사는 하루 평균 14건의 업무를 처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더불어 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 해운대서부지회 조합원 김모(45)씨가 전날 오후 5시30분쯤 고객 집 건물 옥상에서 일하던 중 쓰러졌다. 김씨를 발견한 고객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119에 신고했다. 김씨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검안으로는 김씨의 사인을 명확히 확인할 수 없어 부검을 한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LG헬로비전 협력업체인 S사 소속으로 케이블방송과 인터넷 설치·철거 업무를 해왔다. 희망연대노동조합은 “김씨 등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업무 특성을 무시한 과도한 격무에 시달려 왔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회사가 30분 간격으로 업무를 배정했고, 김씨도 하루 평균 14건의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일 김 씨의 업무 배정률이 98%에 달했다며 김 씨의 업무 일지를 공개했다. 희망연대노동조합 한 관계자는 “30분 단위로 일을 배정하면 밥을 먹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면서 “회사는 이 같은 지표를 주 2∼3회 노동자들에게 공유하며 업무를 압박한다”고 했다.
노조는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주문했다. 원청사와 모기업에서도 문제 해결에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LG헬로비전의 모기업은 LG유플러스이다. 이에 대해 LG헬로비전 측은 “고인의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명한다”면서 “유가족에게 도의적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협력사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개선 요구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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