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만 있어도 배부른 쵸비의 CS 먹방

Է:2019-12-30 14:11
ϱ
ũ

라인전에서의 크립 스코어(CS) 수급 능력은 선수의 기본기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척도다. 드래곤X(DRX) ‘쵸비’ 정지훈이 늘 좋은 플레이를 펼치는 것도 이 탄탄한 기본기에서 비롯된다. 그는 어떤 챔피언으로든 준수하게 CS를 수급해 경쟁력을 갖춘다.

정지훈은 지난 29일 서울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어 게이밍과의 ‘2019 LoL KeSPA컵’ 8강 1라운드 경기 1세트에서 오른을 선택했다. 그는 신드라를 고른 ‘체이시’ 김동현을 상대로 맞아 수월하게 라인전을 마쳤다. 빠르게 핵심 아이템을 구매한 정지훈은 공수에서 맹활약해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날 LoL 팬들은 오른의 댄스 타임과 함께 그의 CS 수급 능력에 주목했다. 실제로 이날 정지훈은 CS 리드를 잃지 않았다. 라인전 시작 직후인 3분에는 13대 17로 밀렸지만, 4분에 26대 23으로 역전했다. 8분에는 76대 61로 15개 차이를 벌렸다. 10분에도 101대 86로 같은 격차를 유지했다. 그는 12분에 121 대 111로 앞선 채 라인전을 마무리했다.

일반적으로는 사정거리가 긴 챔피언이 라인전에서 CS를 수급하기 편하다. 상대 견제로부터 자유로워서다. 바꿔 말하면 오른 같은 근접 챔피언으로는 CS를 챙길 때마다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선수마다 근접 챔피언으로 CS를 수급하는 노하우가 있다고 한다. 카타리나, 카밀 등 근접 챔피언을 잘 다루는 ‘쇼메이커’ 허수(담원)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안 아프게 맞는 법’이라고 표현했다. ▲ 미니언 종류에 따라 피해를 감수하면서 CS를 먹느냐, 포기하느냐를 선택하고 ▲ 상대로부터 맞아도 되는 스킬과 맞으면 안 되는 스킬을 잘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지훈도 이런 걸 잘하는 편이다. 더불어 그는 상대 스킬을 피하고, 자신의 스킬은 맞추는 감각이 좋다. 스스로를 “프로 데뷔 전까지는 LoL이 아닌 철권을 했던 것 같다”고 평가할 정도다. 그는 올해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경기에서 라인전 시작 후 서른한 번째 CS까지 기본 공격으로만 수급한 적도 있다.

DRX 김대호 감독은 반사 신경의 중요성을 높게 사는 편이다. 정지훈에 따르면 김 감독은 선수의 반사 신경을 ‘기본 옵션’에 빗댄다고 한다. ‘카나비’ 서진혁(JDG)도 “김 감독님이 나를 높게 평가했던 건 반사 신경 기록이 좋아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LCK 아레나에서는 그리핀 선수들이 ‘에임부스터’나 ‘에임히어로’ 등의 프로그램으로 손을 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둘 다 빠르고 정교하게 특정 지점을 클릭하는 능력을 기르는 프로그램이다. MOBA보다는 주로 FPS 종목 프로게이머들이 애용한다. 반응 속도 향상이 곧 실력 발전인 까닭이다.

그리핀의 다른 선수들이 조준 프로그램으로 손을 풀 때, 유독 연습 모드를 고집하는 선수가 있었다. 정지훈이다. 그는 “감독님은 에임부스터로 손을 풀라고 했지만, 저는 연습 모드에서 혼자 CS ‘막타’를 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을 설득할 자신이 있다고도 했다. 그만큼 정지훈은 CS 수급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본기가 좋은 선수는 급격한 메타 변화가 찾아와도 흔들리지 않는다. 올해 LoL 팬들은 정지훈의 낮은 데스 수에 주목했다. 한때 104.0까지 올라갔던 그의 KDA는 지난봄 LCK에서 최고의 화젯거리였다. 다가오는 2020시즌에는 그의 라인전 CS 수급 능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