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56)가 ‘8차 사건’을 자백했던 당시 상황이 공개됐다. 이춘재는 경찰 프로파일러에게 “(경찰이 모방 범죄로 결론 지은 8차 사건도) 내가 한 것으로 밝혀지면 경찰이 곤란한 거 아니냐”며 “곤란하면 이야기 안 할 수도 있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재 대신 8차 사건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모(52)씨를 돕는 박준영 변호사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찰 조사 당시 이춘재의 자백 과정을 공개했다.
박 변호사는 “이춘재는 종이와 펜을 달라고 했고 ‘살인 12+2, 강간 19, 미수 15’라고 써서 프로파일러에게 건넸다”며 “다들 많이 놀라는 분위기였다”라고 썼다. 이어 “(연쇄살인) 10건 중 범인이 잡힌 8차 사건을 뺀 9건을 인정해야 하는데, 순간 다들 난감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춘재는 ‘다 내가 한 거로 밝혀지면 경찰이 곤란한 거 아니냐’며 ‘곤란하면 이야기 안 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공은경 프로파일러는 ‘그런 것은 상관없고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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