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태풍 ‘엘사’가 몰아친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에서 이지현(32) 씨는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 6층에서 떨어진 석재 조형물에 머리를 맞고 숨졌다.
갑작스러운 비보를 받고 곧장 스페인으로 간 이 씨의 부모는 마드리드 주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치를 떨어야 했다.

피해자의 부모는 아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사고 건물의 주인인 마드리드 주정부는 어떠한 도움도 줄 수 없다며 마음만 전한다는 말만 하고 있다. 경찰은 원인물질을 버렸다고 한다”면서 “시신이 안치된 주정부산하 법의학연구소는 딸을 보여줄 수 없다며 장례업체를 지정해 처리하라고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스페인 관공서 외벽 구조물이 추락했는데도 주 정부는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라며 책임을 회피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현지 경찰은 사고 현장 사진도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확인하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간신히 판사 동의를 구해 다섯 시간만에 딸의 찬 얼굴을 만지며 집에 가자고 해도 말이 없다”면서 “늘 자신 있던 너의 모습이 자랑이었는데 이제 만질 수도 안아줄 수도 없는 이런 비현실을 겪어야 한다니”라고 적었다.
유가족의 호소문을 본 네티즌들은 외교부에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한편 마드리드 주 정부 홈페이지에도 비난의 글을 올리고 있다.
국내 의류업체를 다니던 이 씨는 올해 3월부터 스페인에서 공부하며 의류 브랜드 ‘자라’ 입사를 준비해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