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고2인데 주인아줌마 못 만났음 죽었을 거야’

Է:2019-12-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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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없이 홀로사는 학생 텅빈 냉장고… 온정 보낸 네티즌들 ‘크리스마스 기적’



전쟁마저 멈추게 하는 크리스마스. 누군가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안아 줄 마음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지금 소개할 사연의 주인공도 낯모르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앞으로 나아 갈 기운을 얻었습니다. 부모에게 버려지고, 어렵게 홀로 사는 고등학생에게 이 일은 크리스마스의 기적과도 같았습니다.

기적은 평범한 글에서 시작됐습니다. 경기 평택의 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자신을 밝힌 학생은 디시인사이드 중세 게임 마이너 갤러리에 좋은 집주인을 만나 근근이 살아갈 수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학생이 올린 사진 속 냉장고에는 음식 몇 가지가 든 상자와 생수가 전부였습니다. 그래도 주인아주머니께서 김치며, 반찬이며 가끔 주신다며 “내가 라면을 사 오는 거 보시고 내일 크리스마스인데 라면 먹냐고 내일 반찬 조금 해 주신대. 너무 고맙다 진짜”라고 감동했습니다. 학생은 부모가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가 홀로 생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짬짬이 아르바이트를 해 월세를 벌고 있으며, 학교를 그만둬야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습니다.



신세를 비관할 법도 한데 도와주는 이웃에 대한 감사함을 품는 학생의 글에 많은 댓글을 달렸습니다. 이용자가 많지 않은 마이너 갤러리였음에도 200개에 가까웠습니다. 말 그대로 폭발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예상하셨다시피 학생을 돕고 싶다는 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계좌를 알려달라”는 이부터, 배달 음식 등을 먹을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고 싶다는 사람, 명문대에 다니니 과외를 해주고 싶다는 학생까지…. 주고 싶다는 것도 각양각색이었죠.

쏟아지는 댓글에 학생이 받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아직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후원금은 거절했고, 주인아주머니께 선물하고 싶다며 모바일 상품권 2개를 받았다고 학생은 밝혔습니다.

첫 글이 올라온 것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후 6시경이었습니다. 반지하에 곰팡이가 핀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야만 했겠죠. 그러나 인터넷을 타고 따뜻한 온기가 그에게 닿았습니다.

크리스마스 25일 오후 자신의 글에 “응원에 힘이 난다”는 후기를 올린 학생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너무너무 고맙지만 이런 응원 만으로도 만족한다. 한번 열심히 살아 볼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학생 때 도움을 받는 것은 창피한 것이 아니다”며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렇죠. 누군가에게 행복을 나눌 수 있는 크리스마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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