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 때문에 정경심 양형에 불리” 진중권의 분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같은 대학 정경심 교수 지지자들은 오히려 정 교수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정 교수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의식해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면서 결국 양형에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이를 걱정하는 지지자들이 하나도 없어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2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경심 지지자들이 실은 정 교수에게 못 할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정 교수와 얽힌) 문제를 ‘사법’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으로 가져가면, 피고는 지지자들을 의식해서라도 끝까지 무죄를 주장할 수밖에 없다”면서 “피고가 명백한 증거 앞에서도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면 양형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정 교수가 만약 정치인이라면 유죄판결을 받아도 지지자들 사이에서 ‘검찰 권력의 희생양’ 행세를 할 수 있겠지만 정 교수는 정치할 것이 아니니 결국 더 큰 피해만 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어차피 지지자들이야 언젠가 뿔뿔이 흩어질 터, 군중으로 개인으로 돌아간 후에는 절대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지 않는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또 형사사건의 피고인 정 교수를 지지하는 행위는 올바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장진영 변호사한테 물어보니 올바른 변호란 유죄를 억지로 무죄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무죄든 유죄든 재판과정에서 사실과 진실에 입각해 의뢰인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주는 게 변호사의 임무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전 장관 및 정 교수와 관련한 문제는 이제 정치적 목적이 사라졌는데도 그들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 때문에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장관 임명을 앞둔 상황에서는 반드시 도달해야 할 정치적 목표라도 있었다. 그런데 그 목표가 사라진 지금 이 문제를 정치의 영역에 가둬놓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면서 “형사사건의 피의자를 향한 그들의 정치적 기대와 요구는 정 교수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를 사랑한다고 외치는 사람 중에서 정작 이 점을 우려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건 매우 이상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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