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특수부대원들이 지난달 가상의 북한군 기지를 습격해 요인을 생포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미 국방부는 북한을 가상의 적으로 상정한 특수부대 훈련 모습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최근 ‘성탄절 선물’을 언급하며 고강도 도발을 예고한 북한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미국 국방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등에 따르면 한국 특수전사령부와 주한미군은 지난달 군산 공군기지 등에서 근접전투 훈련을 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6일 12장의 훈련 사진 등을 공개하며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정기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특전사령부와 한국 특전사는 강원도에서 공중 낙하 훈련을 했고, 미군 특전대원들은 치누크(CH-47) 헬기에서 강하 훈련을 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주한미군 병사들이 군산 공군기지 건물에서 한 인물을 생포해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흰옷을 입은 해당 인물은 가상의 북한 요인으로 추정된다. 동영상에는 소총에 소음기를 단 특전대원이 연막탄을 터트리며 군산기지 건물로 진입하는 모습이 담겼다. 특전대원들은 건물 내부에서 ‘북한군 군복’을 입은 대항군과 교전했고, 건물 위로는 전투기가 지나가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한미 연합군이 가상의 북한군들과 총격전을 벌인 동영상과 사진을 홈페이지에 공개했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이 북한을 가상의 적으로 상정한 특수부대 훈련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한미 군 당국은 특수전 합동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왔지만 북한과의 대화 국면 이후 북한이 반발할 수 있는 훈련 사진을 거의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군은 최근 북한이 ‘성탄절 선물’을 언급하며 고강도 도발을 시사하자 이례적으로 훈련 사진을 공개하며 북한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정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시한인 연말이 다가오면서 성탄절을 전후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의 대북 압박 수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 무엇에 대해서도 준비가 돼있다”며 “우리는 매우 높은 수준의 대비태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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