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디펜딩챔피언 리버풀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나가게 돼 고민에 빠졌다. 가장 바쁜 12월에만 9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쳐야 해서다. 결국 리버풀은 클럽월드컵에 1군을 보내고 잉글랜드축구리그(EFL)컵엔 유스팀을 내보내는 선택을 단행했다.
어린 선수들이 나선 리버풀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아스톤 빌라와의 EFL컵 8강에서 0대 5로 대패했다. 비록 컵 대회에서 탈락했지만 웃을 수 있는 리버풀이다.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한다면 더 큰 실리를 얻을 수 있어서다.
먼저 유스팀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다. 빌라전 선발 11명의 평균 나이는 19세 182일로 구단 역대 최연소였다. 하비 엘리엇(16), 키-야나 회버(17) 등 10대들은 성인팀을 상대로 기죽지 않고 매서운 공격을 펼쳤다. 경기를 지도한 킬 크리칠리 리버풀 23세 이하팀 감독도 “어린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그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이라 평했을 정도다.
1군 선수들은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현지 사전 답사의 기회를 얻었다. 1군 스쿼드 23명의 선수 중 16명이 현 국가대표다. 이 선수들은 12월에도 섭씨 30도를 웃도는 카타르의 환경을 미리 체험할 수 있다. 결승전이 열리는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국제경기장은 월드컵 개최 경기장이기도 하다.
재정적인 이득은 무엇보다 크다. EFL컵 우승팀은 약 1억5000만원의 상금만 받는다. 반면 클럽월드컵 우승팀은 약 61억 원을 벌 수 있다. 리버풀은 단 2게임만 치르고 EFL컵 우승 상금의 40배를 벌 수 있다. 수비수 조 고메즈 두 명을 고용할 수 있는 비용이다.
리버풀은 1981년 클럽월드컵 전신인 인터콘티넨털컵에서 플라멩고에 0대 3으로 패하며 세계 챔피언이 되는데 실패했다. 이후 38년 동안 리그 우승 6회, 유럽대회 우승 3회를 달성했지만 세계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리버풀로선 국내·유럽·세계 챔피언이 되는 숙원을 달성할 수 있다.
리버풀은 유럽 슈퍼컵에서 이미 우승했다. 리그에선 승점 10점차 단독 1위다. 클럽월드컵을 제패하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챔피언스리그에서 순항할 경우 위르겐 클롭 감독은 한 시즌 5개 대회에서 우승한 첫 영국 프로팀 감독이 될 수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