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검찰 수사관 A씨의 휴대전화를 두고 검찰과 각을 세우고 있는 경찰이 9일 A수사관이 생전 마지막으로 통화한 인물 등을 소환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외부 요인에 의한 타살 혐의가 없다는 건 1차 부검의 소견이지 그것으로 사건이 종결된 건 아니다”며 “경찰은 A수사관이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자살 교사 방조, 심리적 압박 등을 포함한 범죄 혐의 여부를 판단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수사관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인물 등을 조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A수사관은 지난 1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관련 검찰 조사를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A수사관이 숨진 다음 날 경찰이 보관하던 A수사관의 휴대전화를 이례적으로 압수했고, 경찰은 곧바로 휴대전화 압수수색영장과 통신영장을 신청했다. 이 중 통신영장은 검찰이 청구해 법원에서 발부됐지만 압수수색영장은 검찰 단계에서 두 차례 기각됐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영장과 같은 이유로 신청된 압수수색 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불청구된 것은 자기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또 “검찰은 선거 방해와 관련된 부분, 경찰은 변사 관련 부분을 보면 된다”며 “검찰과 휴대전화 저장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조차 검찰이 이를 공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A수사관 휴대전화는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 맡겨졌는데 아직 잠금장치가 풀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필요하다면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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