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32·FC바르셀로나)가 개인 통산 6번째 발롱도르를 차지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와 함께 보유했던 최다 수상자 타이틀을 단독으로 거머쥐었다. 세계 축구계의 경의와 찬사가 메시에게 향하고 있다.
호날두는 이번에도 시상식에 불참했다. 메시의 잔치로 펼쳐지는 주요 시상식을 연달아 외면한 호날두의 ‘노쇼 행보’를 놓고 선수들마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메시는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극장에서 열린 2019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 선수 부문 트로피를 받았다. 4년 만에 통산 6번째(2009~2012년·2015년·2019년) 타이틀을 탈환하고 최다 수상자가 됐다. 지난 9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에 이어 2관왕을 달성했다.
발롱도르는 FIFA 올해의 선수와 함께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평가된다. 프랑스 축구잡지 프랑스풋볼이 1956년부터 매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해 이 트로피를 수여하고 있다. FIFA와 프랑스풋볼은 2010~2015년 ‘FIFA 발롱도르’로 시상식을 통합했지만, 2016년부터 다시 분리됐다. 다만 시상식이 나눠진 뒤에도 수상자는 매번 같았다. 메시는 FIFA 올해의 선수도 6차례 수상했다.
메시는 시상식장에서 ‘꿈을 꺾지 말고 축구를 즐기라’는 아내의 응원을 소개하면서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아름다운 날들은 아직 많이 남았다. 축구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벌어지고 있는 ‘메호대전’은 이제 메시의 승리로 굳어지고 있다. 호날두는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에서 모두 메시보다 하나씩 부족한 5회 수상자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마저도 2017년 수상이 마지막이었다. 지난해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호날두는 올 시즌으로 넘어와서도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14라운드까지 진행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11경기에 출전해 6골을 넣고 득점 부문 9위에 머물러 있다. 반면 메시는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이 많았지만, 뒤늦게 합류한 팀에서 골 퍼레이드를 펼치며 득점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9경기에서 9골을 넣었다. 지금의 흐름이 이어지면 내년에도 메시는 호날두보다 기록과 평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호날두는 이번 발롱도르 후보 30명 중 버질 반 다이크(27·리버풀)에게도 밀린 3위였다. 이를 직감한 듯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같은 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리에A 시상식 그란 갈라 델 칼치오에 참석해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FIFA 올해의 선수에 이어 올해 주요 시상식을 모두 건너뛴 셈이다.
전성기가 꺾였지만 여전히 월드클래스로 평가되는 호날두의 노쇼 행보는 여론과 언론은 물론 동료에게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반 다이크는 시상식에 앞선 중계방송사 인터뷰에서 호날두의 불참을 언급한 리포터에게 “그가 경쟁자이긴 했는가”라며 농담을 섞어 비판했다. 메시의 수상이 확정된 뒤에는 “나도 발롱도르에 가까이 다가갔지만 더 뛰어난 선수가 있었다.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올해 시상식에서 메시에게 트로피를 건넨 루카 모드리치(34·레알 마드리드)는 트위터에 “스포츠에서 승리나 수상이 전부는 아니다. 동료를 존중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의미심장하게 적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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