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의 기습적 필리버스터에 국회 올스톱…與 “제 무덤 팠다”

Է:2019-11-2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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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종료까지 무제한 토론…나경원 “패스트트랙 폭거 막는 저항의 대장정”

이해찬 “정치 30년에 이런 꼴 처음 봐”
이인영 “민생도, 염치도 무시한 정치적 폭거”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과 국회의장 민생외면 국회파탄 규탄대회'를 열고 '필리버스터 보장, 민생법안 처리, 국회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29일 국회 본회의 상정이 예정됐던 199건의 안건 전부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불리는 무제한 토론을 신청했다.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이 다음달 3일 이후 본회에 상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이날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이른바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일부 ‘데이터 3법’ 등 법안 처리도 불발됐다. 회기 종료를 10여일 앞둔 제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도 파행의 길로 접어들었다.

한국당은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의원총회를 열어 남은 정기국회 내내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한국당은 각각의 안건에 대해서 의원 1명당 4시간씩 토론을 진행키로 했다. 산술적으로는 한국당 소속 의원 108명이 법안 1건당 432시간을 진행할 수 있으며, 법안 199건에 대해서는 8만 시간 이상의 토론이 가능하다.

정기국회 종료(12월 10일)까지 11일 정도가 남은 만큼,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고수하면 더이상 안건을 처리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장실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불법으로 출발시킨 패스트트랙 폭거의 열차가 대한민국을 절망과 몰락의 낭떠러지로 몰고 있다”며 “불법과 다수의 횡포에 한국당은 평화롭고 합법적인 저항의 대장정을 시작할 것이고, 그 차원에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본회의는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당들이 모두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결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개의하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의장이 아예 국회를 개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 의장에게 ‘오늘 선거법을 직권 상정하지 않으면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문 의장은 상정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민주당에서 ‘필리버스터 철회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로 민생법안 처리가 무산됐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민생법안에 대해선 필리버스터를 철회해 우선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급히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스쿨존에 과속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인 ‘민식이법’에 대해서는 “애초 필리버스터 법안 대상이 아니었다”고 별도 입장문을 통해 해명했다. 동시에 민생법안 처리 지연의 책임을 본회의장 출석을 거부한 더불어민주당 측에 돌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9일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고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자유한국당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민생 파괴, 국회 파괴, 한국당 규탄대회’를 열고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저질스러운 폭거’라 규정하면서 맹비난했다.

이해찬 대표는 “제가 30년간 정치를 했지만, 이런 꼴은 처음 본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라며 “머리를 깎고, 단식하고, 국회를 마비시키는 이게 정상적인 정당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참을 만큼 참았다.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반드시 정치·사법·선거개혁을 반드시 해내 나라를 바로잡겠다”며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을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며 “민생도, 염치도 무시한 정치적 폭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엄중한 심판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다”며 “한국당이 오늘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말했다.

다른 정당들도 “더는 국민의 목을 조르지 말고 당장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라”며 한국당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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