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간부 “남계 우선하되 여계 일왕도 허용해야”

Է:2019-11-2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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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계 일왕에 부정적이던 자민당에서 이례적 발언

나루히토 일왕와 마사코 왕비, 아이코 공주. 일본 궁내청

일본의 집권 자민당에서 ‘여계(女系)’ 일왕을 허용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 일본 언론은 여계 일왕에 부정적이었던 자민당에서 이런 발언이 나온 것이 정부의 왕위 계승 논의에 영향을 줄지 모른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은 24일 “부계(父系)를 중심으로 순위를 매기고 최종적으로는 모계(母系)도 용인해야 한다”고 민영 후지TV의 한 프로그램에서 말했다. 아버지 쪽으로부터 왕실 혈통을 물려받아 왕위를 잇는 부계 계승이 어려울 경우에는 어머니 쪽 왕실 혈통을 이어받는 모계 계승도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교도통신은 자민당 간부가 ‘여계’ 왕위 계승을 용인하는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본의 왕위 계승을 규정한 법률인 ‘황실전범’은 아버지로부터 왕실 혈통을 물려받은 남성인 부계 남자만 왕위를 계승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왕족 18명 가운데 왕위 계승이 가능한 인물은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 후미히토 왕자(53), 후미히토의 아들인 히사히토 왕자(13), 일왕의 작은아버지 마사히토 왕자(83)까지 3명이다. 마사히토 왕자의 경우 워낙 고령이라 사실상 2명 뿐이다. 게다가 내년 4월 왕위계승 1순위 왕세제(皇嗣)가 되는 후미히토 왕자의 경우 실제로 왕위에 오를 수 있는 것은 나루히토 일왕이 80세에 은퇴한다고 해도 70대 후반이 될 수 밖에 없다.

일본에서는 왕실에 남성이 적어 대가 끊길 우려가 나오면서 여왕 및 여계 일왕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후미히토 왕자 가족의 인기가 없는 상황에서 나루히토 일왕 부부와 딸 아이코 공주의 지지가 높아지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집권 보수당은 부계 여왕은 허용할 수 있어도 여계 일왕에 대해선 매우 부정적이다. 아베 총리 역시 지난 2012년 “여계 일왕은 왕실 역사와 단절된 것”이라며 “명확하게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예로부터 부계 계승이 예외 없이 이뤄진 것의 중요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싶다”고 입장을 누그러뜨렸다.

자민당 보수파 의원으로 이뤄진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은 예전에 미야케(宮家, '미야'[宮] 칭호를 받은 일본의 왕족 일가) 소속이었으나 패전 후 왕족 신분을 상실해 민간인이 된 미혼 남성이 왕족의 양자로서 왕실에 복귀하는 방안 등을 지난 19일 아베 총리에게 제안한 바 있다. 이들의 제안에 대해 총리 관저에서는 “70년 전에 왕실을 떠난 사람을 현대 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가까운 아마리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의 발언이 조만간 일본 정부가 본격적으로 시작할 ‘안정적 왕위 계승 방안’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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