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학생, 사회적 불평등 비판하며 분신

Է:2019-11-10 16:29
:2019-11-10 17:18
ϱ
ũ

“한달 58만원 생활비 감당 어렵다” 비관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란 조끼' 시위. EPA연합뉴스

프랑스에서 대학생이 사회적 불평들을 항의하며 분신을 기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AP통신 등은 9일 리옹 2대학교에 재학 중인 22세 남자 대학생이 9일 구내 식당 앞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전신의 90% 화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분신 직후 병원에 실려갔지만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분신 시도 이유가 재정적인 문제에 대한 비관 때문이어서 프랑스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분신 자살 시도가 자살을 금기시하는 서구에서 상상도 못할 정도의 극단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는 분신하기 전 페이스북에 “한달에 450유로(약 57만5000원)하는 생활비를 감당할 힘이 없다”며 자신의 생활고를 밝혔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및 전임 대통령 2명,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의 대표 마린 르펜 그리고 유럽연합을 비난하는 한편 분열과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파시즘 및 신자유주의와도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나를 죽인 마크롱, (프랑수아) 올랑드, (니콜라) 사르코지, 그리고 유럽연합을 비난한다”며 “이들은 모두의 미래을 불투명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르펜과 공포를 조장하는 (언론의) 편집자들을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분열시키기만 하는 파시즘의 부상, 그리고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 자유주의에 맞서 싸우자”고 촉구했다.

그는 “정치적인 장소를 목적으로” 번잡한 대학 식당 앞에 분신 장소를 선택했다고도 설명했다. 그의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의 분신 계획을 문자메시지로 전달받은 후 당국에 신고했지만 자살 시도를 막지 못했다. 학생 단체인 프랑스 남부 교육과 연대는 성명을 내고 “학생들의 삶이 경각에 처해 있다”며 “그의 행동이 그저 개인적인 절망과 환멸 때문으로 축소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사회 안정을 위해 그동안 어느 나라보다 복지 시스템을 정교하게 만들어온 나라로 손꼽힌다. 하지만 경제 성장 둔화 속에 계층간 불평등이 점차 심화됐고, 소수 기득권 엘리트계층에 대한 대중의 반감도 깊어졌다. 지난해 10월 정부의 유류세 인상 방침 발표를 계기로 ‘노란 조끼’ 시위는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서민 계층의 분노를 보여준다.


‘노란 조끼’ 시위에 놀란 마크롱 대통령은 유류세 인상 철회, 최저임금 인상, 소득세 인하, 최고 명문 그랑제콜인 국립행정학교(ENA) 폐지 등 방침을 내놓았다. 건전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불평등 심화로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학생의 분신 기도는 사회적 불평등 해소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