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쌓는 트럼프에 “영원한 벽 없다”며 베를린 장벽 잔해 선물

Է:2019-11-10 15:39
:2019-11-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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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시민단체 선물에 백악관은 거부


독일의 한 시민단체가 9일(현지시간)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장벽의 잔해 일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선물의 의미를 설명하며 과거 미국이 베를린 장벽 붕괴를 도운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비꼬았다. 백악관은 수령을 거부했다.

독일 dpa통신은 비영리단체 ‘열린사회 이니셔티브’(열린사회)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남은 콘크리트 잔해 일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열린사회가 백악관에 보내려던 장벽 조각은 사람 키를 훌쩍 넘기는 높이에 무게만 2.7t에 달하는 대형 콘크리트 덩어리로, 단체는 지난 3일 민간 후원금을 통해 이 잔해를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열린사회 측은 장벽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장벽들에 맞서는 장벽’(The Wall Against Walls)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 같은 일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남미 불법 이민을 막겠다며 미국 남부와 멕시코 국경지대에 ‘트럼프 장벽’을 건설하는 등 자국 우선주의·고립주의 정책을 강화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취지다.

장벽 표면에는 ‘베를린 시민’ 명의의 “우리는 장벽 없는 세계를 만드는 데 헌신한 미국의 노고를 기념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붕괴된 베를린 장벽의 마지막 조각 중 하나를 보내드린다”는 문구가 새겨졌다. 열린사회 측 관계자는 “존 F. 케네디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베를린 장벽을 허무는 데 있어 수십 년 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베를린 장벽은 이제 파편으로만 남아 그 어떤 장벽도 영원할 수 없다는 점을 알려준다”면서도 “우리 사회는 새롭게 지어지는 물리적 장벽들 뿐만 아니라 사람들 머리 속에 지어지는 새로운 벽들로 큰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거부한 베를린 장벽 조각은 백악관 앞 라파예트광장에 임시로 자리를 잡았다. 열린사회는 백악관이 계속 수령을 거부할 경우 장벽 조각을 실고 미 전역을 돌며 적극적 홍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독일 정치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식 고립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열린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 행사에 참석해 장벽 붕괴에 일조했던 미 정부가 자국 우선주의 기조 하에 독단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일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국가 이기주의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존중받는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베를린 장벽 기념관 내 교회에서 열린 장벽 붕괴 기념행사에 참석해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사람들을 가로막고 자유를 제한하는 벽이 아무리 높고 두껍더라도 결국은 돌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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