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분노의 홍콩…‘대학생 사망’ 애도,“경찰,16세 소녀 성폭행” 주장도

Է:2019-11-10 14:14
:2019-11-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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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야당 의원들 무더기 체포…“불리한 선거 취소 의도” 비난

홍콩 시민들이 최루탄을 피하다 추락해 숨진 홍콩 과기대 학생을 추모하고 있다.AP연합뉴스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하다 추락한 홍콩 과기대 학생이 결국 숨지면서 홍콩 시민들이 슬픔과 비통에 잠겼다. 홍콩 시내 곳곳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행사가 열렸다.

이런 와중에 16세 소녀가 시위현장에서 체포돼 성폭행을 당하고 낙태수술까지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홍콩 민심이 더욱 흉흉해지고 있다. 홍콩 경찰은 야당 의원들을 ‘송환법 처리 방해’라는 엉뚱한 혐의로 잇따라 체포하면서 고의로 혼란을 조장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9일 밤 홍콩 도심인 센트럴의 타마르 공원에서 최근 숨진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씨의 추모식이 열렸다. 종교 단체 등의 주최로 열린 추모식에는 10만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검은 옷을 입은 시민들은 중앙 무대에 마련된 차우씨의 영정 앞에 줄지어 흰색과 노란색의 국화와 백합을 헌화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차우씨는 그는 지난 4일 오전 1시쯤 홍콩 정관오 지역의 주차장 건물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아직 공식적으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하려다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차우씨는 몇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 8일 오전 숨졌다.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본격화된 지난 6월 9일부터 시위 현장에서 진압과 관련돼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시민들은 차우씨가 숨진 시간인 오전 8시 9분을 잊지 않기 위해 저녁 8시 9분에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차우씨 추도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슬픔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민주화 요구 등 정치 투쟁을 지속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시민들은 “우리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 “복수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홍콩 과기대생 차우츠록씨의 죽음에 슬퍼하는 홍콩 시민들.AP연합뉴스

추도 연설을 한 로이 찬 목사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증오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된다”고 시민들을 다독였다.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은 단결과 투쟁을 강조하며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된 땅으로 가자”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은 대체로 평화롭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전날에는 차우씨가 다니던 홍콩과기대 학생들이 그의 사망 소식에 분노해 교내의 총장 자택과 식당, 스타벅스 매장 등을 대거 부쉈다. 대학 밖에서도 시위대가 시내 곳곳의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찰과 격렬히 충돌했으며 베스트마트360과 맥심스 등 상업 시설을 공격했다. 시위대에 둘러싸인 경찰관이 하늘을 향해 실탄 경고 사격을 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또 시위에 참가했다 체포된 16세 소녀가 경찰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해 낙태 수술까지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홍콩 명보는 이 소녀의 나이가 18세라고 보도했다.

SCMP 등에 따르면 이 소녀가 지난 9월 27일 홍콩 취안완 경찰서에서 경찰관 4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피해 소녀는 최근 퀸엘리자베스 병원에서 낙태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은 고소인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다”며 “CCTV 화면에는 그녀가 경찰서 주변에 존재하거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우리는 그녀의 체포 기록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그녀가 설명한 경찰서 모습과 조사실 방 구조도 실제와 맞지 않는다”며 “우리는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에도 한 홍콩 명문대 학생 소니아 응이 “지난 8월 31일 프린스에드워드 역에서 시위 중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된 뒤 경찰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홍콩 경찰에 체포된 에디 추 의원.

홍콩 경찰이 지난 5월 의회에서 여당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처리를 저지한 혐의로 야당 의원들 대거 체포했다. 경찰은 지난 8일 에디 추, 아우 녹힌, 레이몬드 찬 의원 3명을 체포하고 렁이우청 등 다른 의원 4명에게도 체포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들 홍콩 의원에게는 지난 5월 입법회에서 여당 의원들의 송환법 개정안 논의를 방해한 혐의가 적용됐지만 이미 6개월이나 지난 일인데다 오는 25일 홍콩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체포작전의 의도를 의심받고 있다.

야권은 홍콩 정부가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켜 선거를 취소하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SCMP는 지방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의 승리가 점쳐지자 홍콩 정부가 폭력 시위를 이유로 선거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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