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청와대 국가 안보실장이 1일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능력은 우리 안보에 아주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비서실·국가안보실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실험으로 안보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일축했다.
정 실장은 “상세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우리도) 북한 못지않게, 북한보다 적지 않게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며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우리의 미사일 능력이 북한보다 훨씬 우세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1일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상 중이던 때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 발사 시험을 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절차를 마치고 청와대로 사실상 복귀하고 난 다음에 발사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실험이 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 정 실장은 “검토 중”이라며 “아직 안보리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려주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정부는 9·19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앞선 국정감사 인사말에서도 “금년 한 해 비핵화 진전의 속도가 우리 기대보다 더딘 것은 사실이지만 북미 양 정상 간 신뢰에 기반 해 대화 모멘텀은 이어지고 있다”며 “남북 관계에서도 9.19 군사합의 이행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해 초보적인 신뢰구축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지난 1년간 지상·해상·공중 접경지역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는 전혀 식별되지 않았다”며 “북한이 지난 5월 이후 15차례나 연이어 단거리 미사일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했고, 남북관계가 어려운 국면에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정 실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운영위 소속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북한이 초대형 발사포를 발사했다는데, 국가안보실장은 남북 간에 군사 긴장이 완화됐다고 말한다”며 “우리만 무장해제 됐다. 무슨 긴장 완화가 됐냐”고 반문했다. 정유섭 한국당 의원은 “북한이 전쟁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는 것이다. 북한의 선의에 기대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평화가 아니다”라며 “핵무기 없는 평화 공존을 원하는데 북한은 지금도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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