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손시헌(39)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2003년 두산 베어스 육성선수로 시작해 최고의 유격수 자리에까지 오른 선수다. 손시헌은 먼저 NC 퓨처스팀 수비코치로 한 시즌을 보낸다. 그리고 1년 뒤 해외 연수를 떠나기로 했다.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SK 와이번스 투수 채병용(37)이다. 30일 은퇴를 선언했다. 2001년부터 올해까지 SK 유니폼만 입은 이른바 ‘원클럽맨’이다. 선발과 계투를 오가며 2000년대 후반 ‘SK 불펜 왕국’의 핵심 멤버였다. 채병용은 코치진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연수를 먼저 떠난다. 구단의 제의에 의해서다. 지도자 수업의 시작을 연수에서 찾은 것이다.
이처럼 현역에서 은퇴한 뒤 해외 연수 기회를 갖는 선수는 드물다. 특히나 구단이 앞장서 해외 연수를 제안하는 케이스는 더욱 그러하다.
대부분 선수들의 경우 코치진에 합류하거나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된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롯데 자이언츠 문규현(36)과 SK 박정권(38), KIA 타이거즈 서동욱(35) 등이 은퇴 후 곧바로 코치진에 합류한 케이스다.
물론 코치진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것조차도 구단의 배려가 깔려 있다. 스타급 선수들을 위한 예우 차원의 성격이 짙다.
이제는 조금 달라져야 할 때다. 코치진에 곧바로 합류한 선수들의 기량은 대부분 현역 시절 출중했다. 그러나 20년 가까이 자신의 야구만을 추구해온 탓에 ‘코칭’에 대한 개념은 어쩔수 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일정 기간 교육을 거친 뒤 현장에 투입되는 방향으로 가야할 때가 된 것이다.
구단의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거액을 들여 외부에서 코치를 데려오기 보다는 구단 출신 은퇴 선수를 교육시켜 활용한다면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또한 일정 기간 교육을 거쳤기 때문에 선수 육성도 체계적일 수 있다. 자신의 감이 아닌 현대 야구의 흐름을 접목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주체가 구단이 돼야 하는 것이다.
프로야구 관중이 2년새 100만명 이상 빠져나갔다. 그 중심에는 저질 야구가 있다. 한국 프로야구의 질적 수준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물론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들을 키워낼 코치 교육 시스템 정착도 절실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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