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스캐너’ 첨단 드론으로 들여다 본 독도의 속살

Է:2019-10-24 13:32
:2019-10-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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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독도의날 앞두고 수백 명 방문… 독도 사철나무 지형도 한눈에

“저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섬 ∼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드론 라이다가 천연기념물인 독도를 촬영한 모습. 위가 서도, 아래가 동도다. 색은 고도를 나타내며 고도가 높을수록 붉은 색에 가까워진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씨플라워호’가 접안시설에 닿을 즈음, 방송에선 노래가 흘러나왔다. 사람들은 준비한 태극기를 꺼내 들기 시작했다.

25일은 독도의 날이다. 일본의 영유권 야욕으로부터 독도를 수호하기 위해 제정된 이 날을 이틀 앞둔 23일, 수백 명의 관광객이 독도를 찾았다. 선착장엔 하선한 남녀노소가 태극기를 들고 기암괴석의 동도와 서도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라이다(LiDAR) 드론’이 이륙을 위한 몸풀기를 하고 있었다.
국립문화재 연구소 관계자가 23일 경북 울릉군 독도 선착장에서 드론 라이다의 제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라이다 드론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종덕)가 올해 50주년을 맞아 자연유산 분야 보존을 위해 도입한 획기적인 첨단장비다. ‘국토의 막내’ 독도에서 역사적인 국내 첫 비행을 했다. 날씨가 쾌청했던 전날 이미 독도 상공을 날며 4시간에 걸쳐 동도와 서도 지형 전체를 완벽하게 스캔한 뒤다. 동도와 서도 사이 촛대바위, 닭바위, 삼형제 굴바위…. 동도의 절벽에 이끼처럼 매달려 있는 천연기념물 제538호 ‘독도 사철나무’ 아래 가려진 지형까지 샅샅이 탐지했다.
서도의 탕건봉.

라이다 드론은 드론에 초정밀 라이다를 장착한 것이다. 근적외선 레이저를 탑재해 국토의 표면을 입체적(3D)으로 스캔하는 것으로, 한 마디로 국토의 지형을 뜨는 ‘하늘을 나는 스캐너’라고 할 수 있다. 초정밀 GPS까지 탑재해 하늘에서 찍는데도 불구하고 오차 범위 1.5㎝에 불과하다. 라이다를 장착한 드론의 무게는 3㎏. 찍은 지 7, 8시간 지나면 바로 결과가 나온다. 3㎏의 무게로 독도의 자연을 수호하는 첨단기기인 셈이다.
동도에 자생하는 '독도 사철나무' (초록색 지역)가 보인다.

동도 '독도 사철나무' 아래 지형을 드론 라이다로 촬영한 모습.

드론 라이다를 활용하면 사람이 직접 조사하기 어려운 험난한 지형을 구석구석 촬영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울창한 정글 속에 숨겨진 고대 도시 발굴, 산악지역이나 지뢰 땅속 설치 지역 인근의 문화유산 조사에 활용한다.

라이다는 국내에서 기존에도 비행기에 장착해 넓은 지역의 지형을 측정해 지도를 만드는 데 활용돼 왔다. 이걸 문화재 보전에 활용할 경우 비행 허가 등 행정 절차에 시간이 걸리고 자칫 생태계를 파괴할 위험이 있다. 이런 이유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드론에 라이다를 장착하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이원호 학예연구사는 “드론 라이다는 명승 같은 일정 면적을 가진 면(面) 문화재, 절벽 등 조사 인력의 접근이 쉽지 않은 자연유산의 조사·연구·보전에 사용하기에 좋다”며 “독도는 외교적 상징성도 있고, 지형 구조상 첫 시도를 아래에 가장 적절한 샘플”이라고 말했다.

독도는 섬 전체가 독도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336호 )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면서 ‘독도 사철나무’와 울릉도와 독도에만 자생하는 울릉국화 등 천연기념물이 산재해 있다.

자연유산의 선제적 보전관리에 효과적이다. 이 학예사는 “매년 지형을 떠서 지형정보가 축적되면 태풍, 기후변화에 따른 훼손 부위 등 변화상이 뚜렷하게 보여 선제 대응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도=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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