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21일 4명의 학생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대사관저의 담을 넘은 학생들은 평범한 대학생임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반대 투쟁을 줄기차게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진연은 21일 밤 페이스북 페이지에 규탄성명을 올리고 “정부와 경찰은 대학생들이 무슨 이유로 담을 넘었는지 그들의 목소리를 듣지도 않고 대학생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하며 심지어 7명의 대학생들에게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대학생들의 정당한 목소리에 구속영장을 발부한 사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오후 2시50분쯤 대진연 회원들은 서울 중구 정동 미국대사관저 담을 넘어 마당에 진입했다. 이들은 ‘미군 지원금 5배 증액 요구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경찰은 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한 17명과 침입을 시도한 2명을 체포했고, 검찰은 이 중 7명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같은 날 법원은 7명의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4명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대진연은 “이 대학생들은 중간고사를 앞둔, 아르바이트를 가야하는 평범한 대학생들이다. 이들의 투쟁은 공개적이었고, 떳떳했다”며 “어디로 도주한단 말인가. 또 어떤 증거를 인멸한단 말인가. 성역처럼 여겨지는 3미터의 담장을 뛰어넘는 일이, 우리 국민을 무시하고 억압하는 미국 대사의 공관에 들어가는 일이 왜 두렵고 무섭지 않았겠는가”라고 말하며 자신들이 평범한 대학생임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피 같은 혈세 6조를 뜯어가려는 날강도 미국을 규탄하기 위해 두려움을 무릅쓰고 미대사관저를 넘었다”며 “이 대학생들의 용기 있는 투쟁으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6조 인상이 국민에게 알려지게 되고, 이것이 왜 문제인지 여론을 형성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진연은 “이번 주 분담금 방위비 2차 협상이 있다. 국민의 여론은 여전히 압도적인 인상 반대”라며 “미국은 4명의 대학생이 구속됐다고 우리의 활동이 주춤할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대학생들은 앞으로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반대 투쟁을 줄기차게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미국은 우리의 우방국이라고, 동맹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떤 우방국이 남의 나라에 군대를 주둔시킨다는 명목으로 혈세 6조를 강탈해 갈 수 있느냐”며 “어떤 동맹국이 남의 나라 국민을 상대로 ‘한국인들은 들쥐’, ‘고양이들은 무사합니다’라며 들쥐보다, 고양이보다 못한 취급을 할 수 있느냐”고 강조했다.
또 대진연은 “우방국의 대통령이라는 자는 “뉴욕아파트 월세 114달러보다 한국에서 방위비로 10억달러 받는 게 더 쉬웠다”며 한국을 조롱했다”며 “더 이상 미국의 이런 망발을 참지 않겠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자주독립국가의 역할을 할 때까지 저희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싸우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대진연은 “경찰과 미대사관저 경비원들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을 과격하게 밀치고 머리를 무릎으로 짓누르거나 수차례 뺨과 머리를 때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지방경찰청은 “당시 상황이 촬영된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경찰에 의한 폭행·폭언과 성추행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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