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부적절한 폐쇄회로(CC)TV 사용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인권위 권고를 한국공항공사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7일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2017년 3월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참깨를 사왔는데 이에 대해 세관에서 검사를 받았다. A씨는 그간 수차례 참깨를 반입했는데 갑자기 검역 대상이라며 검사한 것은 부당하다며 항의했다. 그러면서 두 달 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사건 당일 CCTV를 들여다 봤다.
A씨는 당시 CCTV 카메라가 자신의 동선을 추적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자신의 휴대전화에 찍힌 전화번호와 전화 검색 내용이 카메라 줌인 기능을 통해 녹화된 것을 파악했다.
A씨는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인권위에 진정을 했다. 인권위는 지난 6월 “업무 범위를 넘어선 사생활 침해”라며 한국공항공사 사장를 상대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해당 직원 등에 대한 직무교육도 권고했다.
공항공사는 그러나 “A씨가 세관 검색과정에서 세관원 등을 휴대전화로 허가 없이 촬영했다”며 “A씨의 불법 촬영으로 보안 정보 유출 등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니터링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당한 업무수행의 일환이었다며 인권위 권고도 수용하지 않았다.
인권위는 “A씨가 불법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했어도 대기석으로 이동한 뒤에는 촬영이 아닌 일반적인 통화 등을 했다”며 “그런데도 약 12분간 휴대전화 화면을 근접 촬영하며 감시한 것은 보안 시설에서의 CCTV 운영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의 사생활 비밀 침해를 명확히 하고자 공항공사의 불수용 사실을 공표 한다”고 비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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