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글라데시 오지 마을에서 25년간 빈민들을 위해 인술을 베풀어온 이석로(55) 꼬람똘라병원장이 올해 아산상 대상을 받는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31회 아산상 대상을 비롯해 6개 부문 12명(단체 포함)의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이 원장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진로 고민이 컸다. 독실한 기독인으로서 경제적 안정보다는 의미있는 삶의 답을 찾기 위해 오지 봉사를 결심하고 1994년 꼬람똘라병원 의사 모집 공고에 지원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북동쪽에 위치한 꼬람똘라 마을은 병원 하나 없던 의료 낙후지였다.
이 원장은 당초 아내, 18개월된 아들과 함께 건너가 3년만 봉사하고 돌아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의 의료 봉사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신음하는 환자 치료와 빈민의 자립이 절실하다는 사명감에 쉽게 떠나오지 못했다.
이 원장의 노력으로 꼬람똘라병원은 연간 8만명 이상에게 양질의 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지인들은 그를 ‘꼬람똘라의 슈바이처’로 부른다.
그는 “오랜 세월을 견디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음으로 양으로 도와줬던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수상의 기쁨을 다른 이에게 돌렸다.
의료 봉사상과 사회 봉사상의 영예는 각각 김혜심(73·여) 박사와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대표 이상옥 헬레나 수녀)에게 돌아갔다.

김 박사는 1976년부터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에서 8년간 약사로 일하는 등 42년간 한센인 환자들을 돌봐왔다. 95년부터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에스와티니(구 스와질랜드)에서 빈민 대상 보건의료사업과 교육 훈련도 해 오고 있다. 특히 에이즈 환자가 많고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에스와티니 까풍아 지역 환자들을 위해 보건소와 에이즈 쉼터를 마련하기도 했다.
‘경로수녀회’로도 알려져 있는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는 1973년부터 46년간 서울 강서구, 경기도 수원, 전북 완주, 전남 담양 등 4곳에서 무의탁 노인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펴 온 공을 인정받았다.

아산상 대상에 3억원을 비롯해 12명의 수상자에게 모두 7억70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주어진다. 시상식은 다음 달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아산상은 1989년 고(故)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 뜻에 따라 제정돼 어려운 이웃에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단체에게 수여돼 왔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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