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은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데 대한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로 말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조 장관 사퇴가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영장 청구 등 수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선을 그은 것이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조 장관의 사의 표명 사실을 보고받은 뒤 이를 보고한 대검 관계자에게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아울러 대검도 조 장관 사퇴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기로 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이 입장을 내놓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선 수사가 현 사태의 발단이 됐기 때문이다. 사퇴를 환영할 수도 반대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직급상 상급자의 사퇴여서 유감을 표명하기도 어색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과 임명권자인 대통령 사이의 일에 검찰총장이 뭘 언급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내부에서는 “수사로 말하겠다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윤 총장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서 기존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내비친 거라는 해석이다. 그간 윤 총장은 수사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원칙대로 공정한 수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조 장관 사퇴로 여권 일각에서는 “이제 수사를 좀 중단해야 한다”는 등 동정 여론이 일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사퇴를 밝히며 부인인 정 교수의 건강상태를 언급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어려워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는 법과 원칙대로 진행돼야 한다”며 “조 장관 사퇴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총장이 수사에 대한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사로 말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며 “조 장관 사퇴로 오히려 수사가 수월해진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