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국정감사 출석을 마친 소회를 밝히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임 검사는 이날 경찰청 국감에 출석한 첫 현직 검사가 됐다.
임 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의정부지에 있을 때 검사 게시판에 ‘검사 부적격자들이 검사장도 되고, 검찰총장도 되는 것을 우리는 더러 보지 않았습니까?’라고 썼다가 조희진 검사장한테 불려가 부적격한 검사장과 총장이 누구냐고 추궁받았다”고 운을 뗐다.

“윤 총장이 검찰 간부 중 강단과 기개가 그래도 있어 간부들 사이에서 빛나는 선배라고 생각한다”고 한 임 검사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때 국정원 간부들과 직원들이 기소유예와 입건유예를 하는 등의 수사 결과 보도자료를 읽으며 현실을 잘 아는 검사로서 부득이 타협에 한탄했고 교과서적인 검사상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했다.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가 부족했으니까”라고 한 임 검사는 “조국 장관과 그 일가 사건 기록을 보지 않은 나로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드러난 몇 가지 팩트들”이라며 나열했다.
임 검사는 “검찰의 조직적 범죄 은폐사건인 내 고발사건은 1년 4개월째 뭉갠, 검사의 공문서위조는 경징계 사안이고 형사입건 대상도 아니라고 경찰의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한 그 중앙지검이 특수부에서 자소서 한 줄, 한 줄을 압수수색으로 확인하고 첨예하게 주장이 대립하는 사문서위조사건은 피의자 조사 없이 청문회 날 전격 기소했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종합해 볼 때 검찰이 수사로 정치와 장관 인사에 개입한 것이라는 결론이 논리의 비약이라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국감장에서 내 생각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국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고 가감 없이 말하다가 동료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겼다”고 한 임 검사는 “그래도 내 생각과 다른 말을 할 수 없어 솔직하게 말하고 왔다”고 했다. 임 검사는 또 “항명 파동을 일으키고 징계를 받아 곳곳을 전전하며 검찰의 가장 초라한 현실을 눈으로 보고 느낀 한 생존자의 증언이 국민과 동료들에게 잘 전달됐음 좋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 임 검사는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검사는 “검찰권이 거대한 권력에 영합해 오남용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검찰 공화국을 방어하는 데에 수사권을 쓰는 사태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오남용 사태가 많아 국민의 분노가 지금 폭발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임 검사는 “국민 여러분이 제발 검찰 공화국의 폭주를 막아달라”고 했다. “나는 검사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는 정말 절박하다”고 한 임 검사는 “내가 고발한 사건도 공소시효가 오늘도(완료 시점을 향해) 지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내가 아는 것을 국민이 다 안다면 검찰이 없어져도 할 말이 없을 만큼”이라고 한 임 검사는 “현직검사라 (수사권 조정) 마음이 아프지만 국민께서 더는 ‘너희를 믿지 못하겠다’며 권한을 회수해 간다며 마땅히 우리는 내놓을 수밖에 없고, 그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임 검사는 대통령이 검찰총장 임명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주장할 생각이 없냐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물음에 “검찰총장 직선제가 도입돼 선출직으로서 정당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가 검찰개혁을 실행할 자격과 역량, 의지가 없다는 사람들로 인식이 되냐는 질문에 임 검사는 “그들은 검찰 조직론자들이다”라며 “지난 정권에서 각종 사건이 문제가 됐을 때 그런 분들의 목소리를 들은 적 없다”고 주장했다.
임 부장검사는 또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해 “청문회 당일 (조 장관의 부인에 대한) 조사도 없이 사문서위조로 기소하는 걸 보고 검찰에서 너무 정치적 수사로 정치 개입한다. 검찰을 지휘할 법무부 장관 인선에 검찰이 수사로 관여하는 게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수사팀이 공소장을 대폭 변경한 것에 대해서도 “망신스러운 수사”라고 했다.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있던 검사와 통화한 사실에 대해 임 검사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서 “남편으로서 몰상식한 사람이면 장가를 못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임 검사에게 “일관성이 없다”며 강하게 항의하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