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머시즌 챔프, 생애 첫 롤드컵 출전… “자신 있어요”

Է:2019-09-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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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우승 이끈 ‘에포트’ 이상호


‘에포트’ 이상호는 프로게임단 SK텔레콤 T1의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다. 이번 서머 시즌 연패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팀을 구해낸 일등 공신이다. 이상호의 출전과 함께 팀은 정규 시즌 9연승을 달렸다. 포스트 시즌까지도 기세를 이어나갔다. 결승전에서 그리핀을 격파, 기어코 정상을 찍었다.

이제 이상호는 생애 첫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참가를 앞두고 있다. 롤드컵은 LoL 프로게이머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대회다. 이달 중순 경기도 일산의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만난 이상호는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굉장히 자신감에 차 있는 상태”라며 “롤드컵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전 선수로 첫 우승을 차지한 뜻깊은 시즌이다.

“스프링 시즌에는 경기에 참여하지 않고서 우승했다. 이번 서머 시즌엔 직접 경기를 치르며 우승해 기뻤다. 경기에 나오지 못하던 때에는 ‘솔로 랭크’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개인 기량을 늘리는 데 힘썼다. 주전이 된 후 본격적인 팀 게임에는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경기 중 침착한 브리핑이 인상 깊다.

“LoL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다음 상황을 예측하는 일이다. 흥분하면 다음 상황이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며 다음 움직임을 생각하곤 한다.”

-정규 시즌 중 팀이 유례없는 5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연패 당시에는 팀이 개인플레이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팀플레이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는 주도자 역할보다 타인의 말을 들어주고, 따라가 주는 역할을 잘한다. 다른 형들이 ‘이런 플레이를 하자’고 하면 거기에 맞춰 제 할 일을 했다. 그런데 결과가 괜찮게 나왔다.”


-이후 내리 9연승을 달렸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연승 도중 우승할 거란 확신이 들었나.

“기세가 워낙 좋았다. 연승을 이어나가다 보니 충분히 우승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트 시즌 들어 가장 힘들었던 건 3판 2선승제였던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와일드카드전이었다. 기회가 3번 있는 것과 2번 있는 건 매우 달랐다. 우리가 더 잃을 게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이후 이어진 5판 3선승제 경기들은 자신 있었다. ‘SKT는 다전제(5판 3선승제)에 더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경험이 풍부한 김정균 감독님과 ‘페이커’ 이상혁이 있는 만큼 다전제에선 절대 지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

-팀 고참 격인 김정균 감독과 이상혁으로부터 배우는 점이 있나.

“프로게이머 데뷔 전부터, 여기 와서 처음부터 보고 배운 사람들이다. 감독님에게 인성교육을 많이 받았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습관이 방송에도 비칠 수 있으니 평소에 바른말, 고운 말을 쓰라’고 하셨다. 이상혁은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다. 컨디션 관리법 등을 많이 보고 배운다.

지금은 팀을 떠난 ‘울프’ 이재완에게도 많은 걸 배웠다. 이재완은 성격이 굉장히 푸근했고 모든 사람을 똑같이 친절하게 대했다. 같은 포지션 선수여서 그런지 생활 방식부터 게임 이론까지 여러 가지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배웠다. 이재완이 내 롤 모델이다.”

-데뷔 이전부터 SKT가 ‘드림 클럽’이었다고 들었다.

“SKT의 팬이자 팀의 바텀 듀오인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의 팬이었다. 두 선수의 플레이는 완벽했다. 상대 입장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끔 만들더라. 2015년과 2016년에 모든 대회를 휩쓸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SKT를 동경하게 됐다. 2015년에 연습생 모집 공고를 보고 처음 지원했으나 나이가 어려 탈락했다. 2017년 1월에 정식으로 연습생이 됐다.”

-지금까지 누구와 가장 친했나.

“스카이, 블랭크, 운타라, 울프는 지금까지도 친하다. 제가 2017년 처음 팀에 들어왔을 때부터 잘 챙겨줬던 형들이다. 지금도 연락하며 잘 지낸다.”

-어렸을 때부터 프로게이머가 장래희망이었나.

“원래 장래희망은 의사였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학업 성적도 괜찮은 편이었다.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단 생각을 처음 가졌던 건 중학교 졸업반 시절이었다. 그때 게임 솔로 랭크에서는 10위권 안팎에 들었다.

처음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께서는 크게 반대하지 않으셨다. 부모님 중 한 분이 공직에 계신다.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걸 하되,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라고만 하셨다. ‘프로게이머란 이러이러한 직업이고, SKT는 이런 팀이다’라고 설명해 드렸다. 잘할 수 있으면 도전해보라고 하시더라. 지금은 제 경기를 다 챙겨보시고, 응원도 해주신다. 요즘엔 제가 우승도 해 많이 기뻐하신다.”


-처음부터 서포터를 지망했나.

“코그모로 게임을 시작해 레오나로 30레벨을 찍었다. 처음 랭크 게임을 할 땐 쓰레쉬를 했다. 서포터가 제일 잘 맞더라. 쓰레쉬로 서포터에 입문했고, 지금 가장 자신 있는 건 라칸이다. 성적도 좋았고, 플레이도 괜찮았다.”

-또래 친구들은 갓 사회에 나갔다. 친구들 사이에서 ‘SKT 프로게이머’ 대접은 어떤가.

“직업 특성상 친구들과는 시즌이 끝난 뒤 휴가를 받았을 때나 한 번씩 보고 밥을 먹는다. 어떤 친구들은 ‘스타가 됐다’고 띄워주지만, 정말 친한 친구들은 우승을 해도 ‘너 정말 못 하더라’라며 놀리더라.”

-프로게이머 생활은 상상과 많이 다르던가.

“생각한 거랑 많이 달랐다. 단체생활하면서 팀 단위로 연습을 하다 보니 개인 시간이 많이 없더라. 하지만 다른 팀들도 다 그렇다. 불만은 없다. 저는 계획적으로 사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다.”

-‘테디’ 박진성과 호흡은 어떤가.

“박진성은 ‘킬각’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 제가 배우고 있다. 저는 못 보는 각을 박진성은 본다. 성장을 잘 도와주면 먹은 리소스 이상의 결과물을 내뿜는 선수다.”

-게임을 하지 않을 땐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다른 지역의 LoL e스포츠 대회를 보는 걸 좋아한다. 중국은 물론 북미나 유럽, 터키 경기도 챙겨보는 편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팀은 유럽의 G2다. 다양한 챔피언을 보여주면서 승리까지 챙긴다. 게임 외적으로는 잠을 자거나 음악을 듣는 게 취미다. 방탄소년단의 팬이다. 멤버들이 사람으로서 멋있더라.”

-이번 그룹 스테이지에서 로열 네버 기브업(RNG·중국), 프나틱(유럽)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다른 조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조로 편성되긴 했지만, 상위 라운드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팀들이기 때문에 미리 그룹 스테이지에서 붙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롤드컵에 나오는 팀 중 특별히 견제하는 팀이 있나.

“견제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LPL 서포터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밍’ 스 썬밍(RNG), ‘바오란’ 왕 류이(IG), ‘크리스피’ 류 칭쑹(펀플러스)을 좋아한다. 롤드컵에 올라오는 팀들은 다 잘한다. 그들과 붙게 된다면 영광스럽게 여기며 게임할 것 같다.”

-롤드컵에 나가는 ‘에포트’에게 파이크란?

“LCK가 파이크를 선호하지 않아서 ‘파이크를 못 쓴다’는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었다. 저는 파이크가 굉장히 자신 있다. 국제 대회에서 다른 해외 팀들과 붙었을 때도 픽이나 플레이 방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생애 첫 롤드컵 출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임하는 각오가 궁금하다.

“제일 큰 대회인 만큼 마음가짐에 신경 쓰겠다. 긴장하지 않고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금은 굉장히 자신감에 차 있는 상태다. 팀적으로도 그렇다. 스프링과 서머 시즌을 다 우승한 만큼 롤드컵에서도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제가 돋보이는 플레이보다는 팀의 우승에 공헌하는 플레이를 하겠다.”

-SKT 팬덤이 워낙 크다. 팬덤에 대한 부담은 없나.

“부담은 많다. 누구나 SKT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럴 것이다. 그러나 경기에서 이기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면 보상도 배로 돌아오는 팀이다.”

-프로게이머로서 미래는?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끝까지 해보고 싶다. 기복이 없는 선수로, 상위권 기량을 유지하며 눈에 띄는 선수가 되고 싶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항상 이길 때나 질 때나 믿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저한테는 이번 롤드컵이 첫 롤드컵이다. 팀을 위해서 우승할 수 있도록 최대한 열심히 기여하고 노력하겠다.”

글·사진=윤민섭 이다니엘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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