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교수는 이날 후회의 감정을 담은 글을 페이스북에 잇따라 올렸다. 그는 “어제가 딸아이의 생일이었는데 아들이 소환되는 바람에 전 가족이 둘러앉아 밥 한 끼를 못 먹었다”며 “매일매일 카메라의 눈에, 기자의 눈에 둘러싸여 살게 된 지 50일이 돼 간다. 나는 덫에 걸린 쥐새끼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밤새 울다가 눈이 퉁퉁 부어 2차 소환에 임한 딸애는 또 눈이 퉁퉁 부어 밤늦게 돌아왔다”며 “조사받으며 부산대 성적, 유급 운운 하는 부분에서 모욕감과 서글픔에 눈물이 터져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살다보면 공부를 잘 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며 “나는 그날, 딸애 앞에서 울지 않았다”고 썼다.

정 교수는 딸에 이어 아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들이 6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3시쯤 귀가하면서 ‘오늘 처음 느낀 게 제가 참 나쁜 놈으로 살았다는 것이다. 조서를 읽어 보면 저는 그런 놈이 돼 있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아이의 자존감이 여지없이 무너졌나보다.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의 토로는 자신에 대한 한탄으로 읽힌다. 조 장관의 딸과 아들의 입시 부정 의혹은 대부분 정 교수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자신이 다니는 동양대학교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해 딸의 입시에 불법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교수가 아이들의 입시를 위해 불법을 저질렀다고 검찰은 판단한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 교수는 무리하게 ‘스펙’을 만들어 주려다 딸과 아들이 검찰에 소환되자 자책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 교수 말대로 살다보면 공부를 잘 할 수도 못 할 수도 있는데 결국 이 사건은 좋은 대학에 애들을 보내려고 부모들이 무리한 게 본질 아니냐”고 설명했다.

정 교수가 공개 소환을 앞두고 동정을 호소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건 초기 언론과 검찰을 상대로 강하게 반발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정 교수의 태도는 전날부터 달라졌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수사 대상자에 불과한 사람이 언론 기사에 어떠한 언급을 하는 것 자체가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오해를 받게 된다”며 “자숙하는 자세로 검찰의 소환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몸을 한껏 낮췄다. 정 교수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서는 “최근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수사관계자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이 여과 없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력 반발했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공개 소환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고 여권의 ‘과잉 수사’ 공세에 발 맞춰 동정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며 “지지자들을 집결시키는 동시에 자식을 둔 일반인들의 감정에도 호소하는 방식이어서 상당히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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