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지’ 명성 되찾자 … 산업 활성화 노력 하나씩 결실

사양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주한지’ 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전북 전주시의 노력이 하나씩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전북 전주시는 최근 전북대병원‧예수병원과 전주한지 수의와 전통한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협약에 따라 두 의료기관은 앞으로 장례와 의료 업무에 전주 한지 상품을 적극 사용키로 했다. 전주한지사업협동조합은 양질의 한지제품을 제공하고 전주시는 체계적인 행정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전주한지협동조합은 활옷형·당의형·단령형 등 한지수의 신상품을 개발했다. 한지 수의는 전주한지장이 전통방식으로 떠서 줌치기법으로 형태를 만들며 수의 1벌당 전지 크기 55장이 소요된다. 형태의 다양함과 더불어 화려한 색상과 전통 문양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매장 시 생분해도가 높아 친환경 장례문화를 만드는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전주시는 설명했다.

그동안 전주시는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판로 개척을 적극 추진해 왔다. 더불어 전통한지를 활용한 고서와 중요 서신에 대한 복본사업을 전개했다.

또 4대 종교 단체를 비롯, 전주박물관, 신협중앙회, 전북은행, 도내 4개 대학과 전주전통한지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교육청·신협중앙회·전북대·원불교 등에서 수료증과 임용장 등을 전통한지로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아 전주한지로 기념책자를 제작하기로 했다. 재향군인회는 전주한지로 만든 수의를 제작·사용키로 했다.

지난달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취약계층의 집수리사업을 진행하면서 장판과 벽지 등을 전주한지로 사용키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 같은 성과로 전주한지의 판매량은 지난 8월 말 기준 46만3000여장(A4 기준)으로 늘어났다. 이는 올해 목표로 세운 60만장의 77.1%다.

전통한지의 쓰임새가 기존 공예품 중심에서 각종 서류와 장례품 등 산업으로 확장되면서 전주한지의 판로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한지는 고려와 조선시대 진상품의 올려지는 등 전통한지의 대표 상품이지만 중국과 태국 등 외국산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적극적인 홍보와 다양한 판로 확대를 통해 전주한지의 명성을 되찾고 산업화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