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수위 치닫는 ‘조국 실검 전쟁’…여론왜곡 우려도

Է:2019-09-01 17:55
:2019-09-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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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나경원사학비리의혹’ ‘검찰쿠데타’ 1·2위 선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놓고 포털사이트에서 벌어지는 실시간 검색어(실검) 대결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정 집단이 정해진 시점에 원하는 문구를 집중 검색함으로써 마치 다수 의견인 것처럼 온라인 여론을 몰고가는 이 현상은 여론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1일 ‘나경원 사학비리 의혹’과 ‘검찰 쿠데타’가 종일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조국 힘내세요’와 ‘조국 사퇴하세요’로 시작된 실검 전쟁은 ‘한국 언론 사망’ ‘기레기 아웃’을 거쳐 검찰과 야당 비난으로 옮겨 붙었다.

조 후보자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31일 밤부터 “내일 검색어는 나경원 사학비리로 한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고, 1일 주요 포털에 해당 검색어 순위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야당 인사들 역시 사학 운영, 자녀 입시 의혹 등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보수 진영에서도 검색어를 공유하고 집단 움직임에 나서는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포털 실검 순위만 보면 조 후보자를 엄호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인 것 같지만 실제 여론조사는 이와 차이가 났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 후보자가 장관직에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은 57%에 달했고, ‘적절하다’는 답변은 27%에 그쳤다. 부적합 응답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았지만 포털에서는 이와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실검 띄우기가 가능한 건 포털의 순위 선정 방식 때문이다.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와 다음의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어느 시점에 검색량이 급격하게 늘면 상위권에 오르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날씨’ ‘복권’처럼 매일 꾸준히 검색되는 단어보다 갑자기 검색량이 급증한 키워드가 상승하는 방식이다.

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과거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때처럼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는 최대한 필터링하고 있다”며 “짧은 시간에 같은 검색어를 너무 많이 입력될 때는 횟수에 제한을 거는 등의 알고리즘도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정 세력이 주도하는 실시간 검색어 경쟁이 여론 왜곡으로 비화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실검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대상과 이슈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장치인데 개입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여론 왜곡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실검은 조직화된 정치세력이 작정하면 순식간에 10위 안에 올릴 수 있다”며 “일단 순위 안에 들어가면 궁금해서 한 번 더 클릭하게 되고 눈덩이 효과로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든지 동원이 가능한 댓글이나 검색어 순위를 국민 여론으로 간주하는 건 안이한 행태”라며 “포털이 이런 왜곡을 기술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검 순위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실검이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걸 누구나 알게 된 이상 객관적인 여론 지표로서 의미는 점점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안규영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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