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미국 코네티컷 맨스필드 타운에서 스쿨버스 운전사로 살고 있는 장호준’이라고 소개한 장씨는 1일 “최근 조양의 아버지가 겪고 있는 일들에 대한 소식을 접하면서 오히려 조양이 당하고 있을 일에 더욱 화가 났고 많이 아팠다”며 운을 뗐다.
그는 어릴 적 자신이 경험했던 일을 언급하며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그냥 몇 대 쥐어박고 보내주면 될 것을 꼭 아버지 이름을 꺼내는 것이 싫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장준하 선생의 아들이라는 사실 때문에 이웃주민들은 다른 아이들처럼 ‘머리를 쥐어박고’ 보내기보다 등을 두드려주며 “너희 아버님이 어떤 분이신데 네가 이렇게 놀면 되겠니?”라며 타일렀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이름이 ‘결코 떼어낼 수 없는 시치미’였다고 표현한 장씨는 자신이 장준하 선생의 아들이라서 혜택을 받기도 했지만, 그만큼 부담과 고통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장준하 선생의 아들이었던 덕분에 신학교를 다니며 장학금을 받고, 해외 후원금을 받으며 암울한 시절을 버틸 수 있었지만, 같은 이유로 학교와 군대에서 요시찰 대상이 돼 부당한 압박을 받기도 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장씨는 조씨에게 “‘하필 내가 왜 조국의 딸이어서’라는 소리가 들리게 될지도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그래, 내 아버지가 조국이다’라는 소리가 더 크게 외쳐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괜찮아질 거예요. 힘내세요’라든가 ‘참고 기다리면 다 지나갈 거예요’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며 “지금 조양의 아버지에게 하이에나처럼 달려들고 있는 자들로 인해 조양이 겪고 있을 아픔의 시간들을 자랑스럽게 새겼으면 한다”고 적었다.
그는 글의 말미에 “내 나이 환갑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나를 ‘장준하 선생의 삼남’이라고 소개하고, 이제는 내가 그렇게 소개되는 게 자랑스럽다”며 “지금은 조양이 아버지를 안아드려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도 아버지의 그림자가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결국은 아버지를 닮은 자신을 보며 자랑스럽게 여기게 됐다고 말하며, 조양에게 조 후보자를 지지하고 응원해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장씨는 “만일 내가 조양의 아버지와 같은 처지에 놓인다면 딸아이가 나를 한 번 안아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딸, ‘그래 내가 조국의 딸이다’를 더욱 크게 외치는 조양이 되리라 믿는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장씨는 현재 미국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글은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SNS 등을 통해 공유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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