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170위·제네시스 후원)이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을 상대로 분전했으나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700만달러·한화 약 690억원) 3회전에서 탈락했다.
정현은 8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나달에게 0대 3(3-6 4-6 2-6)으로 패배했다.
정현은 개인 통산 세 번째로 메이저 대회 단식 3회전에 진출, 이형택(43·은퇴)이 보유한 US오픈 남자 단식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인 16강(2000년·2007년)에 도전했으나 나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현은 앞서 2017년 프랑스오픈, 2018년 호주오픈에서 각각 3회전, 4강까지 진출한 바 있다.
정현은 이번 대회 3회전 진출로 상금 16만3000달러(한화 약 1억9600만원)를 받았고, 이 대회가 끝난 뒤에는 세계 랭킹 140위 안팎까지 진입할 전망이다.
나달은 2010년과 2013년, 2017년 등 US오픈에서 세 번이나 우승한 톱 랭커다. 정현은 이날 경기에서 1, 2세트에 한 번씩 내준 자신의 서브 게임을 만회하지 못하고 나달에게 끌려갔다.
정현은 1세트 나달의 첫 서브 게임에서 한 포인트도 따내지 못했다.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는 듀스 끝에 1-1을 만들며 초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으나 게임스코어 2-3에서 맞이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했다. 이 차이가 1세트 끝까지 이어지며 먼저 세트를 내줬다.
경기 초반 정현은 자신의 주특기인 백핸드에서 실수가 몇 차례 나왔다. 반면 1세트 첫 서브 성공률이 41%(11/27)에 그쳤던 나달은 일단 첫 서브가 들어갔을 때 득점 확률이 100%를 기록하는 등 자신의 서브 게임을 철저히 지키며 기선을 잡았다.
2세트에서도 정현은 게임스코어 2-2에서 브레이크를 허용했고, 반대로 한 번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도 얻지 못하며 좀처럼 실마리를 풀어가지 못했다.
나달은 이날 스트로크 대결에서 정현을 압도했다. 반대로 정현은 나달을 따돌리는 코스를 선택하고도 샷이 조금씩 길게 나가는 바람에 경기 분위기를 좀처럼 바꾸지 못했다.
승부가 기운 3세트에서는 결국 나달이 정현의 서브 게임을 두 번이나 브레이크하며 1시간59분 만에 3대 0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정현은 서브 에이스에서는 5-4로 하나 더 많았으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한 번도 잡지 못해 공격 성공 횟수에서 20-28로 뒤졌다. 또 실책도 37-26으로 더 많이 기록하는 등 전체적인 경기 내용 면에서 실력의 차이를 실감해야 했다. 정현은 나달과 상대 전적에서도 3전 전패가 됐다.
정현은 지난 2월 당한 허리 부상으로 7월 말까지 5개월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이번 대회는 공백기 이후 처음 출전한 메이저 대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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