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미국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과 태평양전쟁 격전지에 강제동원된 희생자 유해감식 및 유해 국내봉환에 합의하고 업무협력을 본격화한다.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과거사지원단)은 미국 DPAA와 유해감식 및 유전자검사 등 협력 강화를 위한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한 이래, 타라와 강제동원 희생자 피해조사를 한 결과 유가족 391명을 확인하고 유가족 184명의 유전자정보를 확보했다.
올해 3월 국과수는 법의학(신원확인), 법유전자(유전자감식), 법화학(동위원소분석) 분야 전문가를 하와이와 타라와섬에 파견해 아시아계 유해 150여 위를 확인했으며, 유전자 검사가 가능한 총 145개(하와이 72, 타라와 73)의 시료를 채취했다. 채취된 시료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피해 유가족과의 신원일치 여부를,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한국인인지 여부를 확인하는데 사용된다.
현재 국과수 본원에서 정밀감식이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올해 하반기 중 국내로 봉환․안치할 계획이다.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미국과 협상해 타라와 등 태평양 지역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게 되는 최초의 사례이다.
이러한 협력과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와이에서 26일(현지시간) 국과수(NFS)와 미 국방부 DPAA 간 유해감식 및 봉환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일제강점기 태평양 격전지로 강제동원돼 사망한 희생자 유해 감식과 국내 봉환사업이 가속화되며 한미 간 정부가 힘을 모아 유해감식 및 봉환업무에 대한 정보공유, 전문가 교류 등 발전적인 상호협력이 기대된다.
미 국방부 DPAA 하와이지부에서 진행된 업무협약식에는 최영식 국과수 원장, 황동준 강제동원희생자유해봉환과장, 다니엘 멜턴 국제협력부장, 존 버드 감식반장 등 관련분야 인사 10여 명이 참석해 향후 유해감식 및 봉환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최영식 국과수 원장은 “국과수의 신원확인 능력은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로 과거 동남아 쓰나미 사고 등 각종 사건·사고에서 큰 힘을 발휘했고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태평양에 강제동원된 희생자들의 유해가 하루 빨리 고국에 안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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